[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은 작은 먼지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청결한 환경 유지가 필수적입니다. 클리닝 로봇은 높은 곳에서 이뤄지는 레일 청소 작업의 위험 요소를 차단하고 작업 시간을 4분의 1로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클리닝 로봇 개발을 맡을 정우현·박광돈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기술혁신팀 프로는 27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클리닝 로봇 도입에 따른 효과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클로닝 로봇으로 고소작업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물론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도 사고 없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박광돈(왼쪽)·정우현 삼성디스플레이 프로가 크레인 클리닝 로봇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클리닝 로봇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공장에 설치된 천장크레인(호이스트)의 이동레일 상부를 청소하는 장비다. 7~8미터 높이의 크레인 레일에 쌓인 먼지를 청소해 디스플레이 생산 품질을 저해하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이다.
정우현·박광돈 프로는 클리닝 로봇 개발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로봇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개발 과정에서 정 프로는 콘셉트 제안과 제품 사양 선정, 조사, 전장, 기구 설계, 제작, 테스트 분야를 맡았고 박 프로는 크레인 장착 방법 구상, 제작을 위한 외형 설계, 조립 등을 담당했다.
클리닝 로봇 개발은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는 크고 무거운 설비들이 많다. 이 중량물을 운반하기 위해 크레인 레일 트랙이 길게 설치돼 있는데, 레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먼지가 쌓이기 때문에 패널 품질 저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고소작업대로 올라가 천으로 레일을 닦아야 했다. 청소 구간은 수십 미터 이상에 달하지만, 고소작업대 상승 상태에선 이동할 수 없기에 작업자의 손이 닿는 영역까지만 청소할 수 있었다. 이때마다 작업자는 고소작업대에 오르고 내리는 작업을 무한 반복해야 했다. 안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었지만 작업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직원들이 크레인 클리닝 로봇과 함께 있는 모습.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러한 문제점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를 로봇 기술을 통해 발전시킨 결과, 청소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데도 성공했다. 기존 최소 3인 1조로, 1시간 동안 진행했던 작업은 이제 15분으로 단축됐다. 고소작업대에 한 번만 올라가 클리닝 로봇을 설치하면 레일 전체를 청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작업자 추락이나 작업공구 낙하, 고소작업대 전도 등 고소작업 위험성도 제거됐다. 그간 하부에 설비가 자리해 고소작업대를 이용한 청소 작업이 불가능했던 영역도 클리닝 로봇으로 이물질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다. 정우현 프로는 "기존에는 외부업체를 통해 진행했던 클리닝 작업을 당사 내재화 작업으로 전환해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클리닝 로봇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청소 효과와 안전성이었다. 당초 설계 시 청소기 흡입력으로만 제작하려 했으나 고착성 이물 제거가 불가능하자, 청소기의 롤 헤드를 참고해 브러시를 추가했다. 또 안전작업을 개선하기 위한 장비이므로 상부에서 이동시 추락에 대한 안정성 확보에도 신경을 써서 제작했다는 게 정 프로의 설명이다.
물론 개발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클리닝 로봇을 원격으로 조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별도 제어 모듈 제작과 프로그래밍을 통한 방법도 검토했지만 라인내 통신 및 보안 등의 제약사항이 많았다.
그러던 찰나 정 프로의 머릿속에는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무선조정(RC)카가 떠올랐다. 정 프로는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예전에 취미로 하던 RC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RC용 조종기를 이용해 무선으로 클리너를 제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클리닝 로봇 개발이 쉽지 않았던 만큼 큰 보람으로 돌아왔다. 박 프로는 "실제로 현장에 투입되는 모습을 보면서, 작업자들의 안전성 확보와 작업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드디어 실현했다는 생각에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도 작업자들이 생산 공정에서 느끼는 불편사항을 제거해 나갈 방침이다. 박 프로는 "구체적인 제품 구상은 아직 밝힐 순 없지만, 작업장내 안전 리스크나 불편에 관한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현장작업 안전확보를 위해 여러 제품을 개발·제작 중이다"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