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역상권법은 해외의 BID(Business Improvement District, 자율형 상권관리제도)와 닮아있다. BID는 민관파트너십을 특징으로 하는 상권활성화 및 도시재생 정책수단이다.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 등에서는 BID를 도입해 특색 있는 상권을 만들었다. 지역상권법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단순히 지원금을 주거나 규제로 묶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구성원들의 ‘자율성’에 방점을 찍은 제도다.
독일의 BID 구역 모습. 사진/독일연방상공회의소(DIHK)
BID 구역에는 그 지역의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 건물, 장식, 상권이 형성돼 관광지 역할도 도맡아하고 있다. 일부 구역에서는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은 소위 핫플레이스로 구성하는가 하면 다른 구역에서는 오래된 서점 등 고건물을 살려서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독일 함부르크와 뉴욕 LA에서 BID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역상권법 연구를 담당한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상권법은 규제라는 관점보다는 바텀업(아래에서 위로) 방식의 상권 활성화로 보는 것이 맞다”며 “굉장히 작은 골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기업 규제라고 보기보다는 업종을 다양화해 획일화된 거리가 아니라 그 동네만의 특색 있는 상권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민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겁먹지 말고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게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들어올 만큼 커다란 구역이 아닐 뿐더러 협의를 통해서 충분히 신규 입점도 가능하기 때문에 규제에 무게를 실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최 연구위원이 지난 2018년 발표한 ‘활력 넘치는 공정경제 위한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 : 소상공인 영업보호를 중심으로’ 논문에 따르면 BID는 자율형 상권관리제도로서 중심시가지 공동화 현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상권 조직의 구성과 자체 부담금을 확보해 자율적으로 상권을 관리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BID 운영을 통해 지역자산가치 증가, 상권활성화, 상가 공실 감소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독일의 BID 구역 모습. 사진/독일 함부르크 홈페이지
실제 독일, 미국에서 BID 지역을 살펴봤던 최 연구위원은 해당 구역이 명소, 치안유지, 공공시설, 축제장소 등의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상권법이 국내에서도 잘 작동하면 지역 상권이 전 주기로 선순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기업 관계자는 “법무팀에서 지역상권법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시행이 된다면 충실히 따르겠지만 과도한 규제나 이중규제가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엮여있기 때문에 지역상권법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법의 제정 목적이 지역상생발전에 있는 만큼 소상공인 보호도 필요하지만 그 지역 구성원 중 하나인 토지소유자, 임대인의 목소리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소비자의 자율적 선택권도 존중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