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베트남, 태국 등 최근 아세안 5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생산차질이 여타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과 맞물려 글로벌 물가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이들 국가의 집단면역 도달 예상 시점을 감안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 국가에서의 생산차질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간한 '아세안 5개국의 생산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대응한 강력한 봉쇄 조치의 영향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부정적 영향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아세안 5개국은 산업생산이 감소하고 수출입도 둔화하는 추세다. 또 이동·영업 제한과 같은 고강도 방역조치 영향으로, 아세안 5개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올해 6월 2.2%였지만 7월 -6.7%, 8월 -8.8% 등 계속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 5개국은 2020년 기준 글로벌 중간재 수출 시장에서 6.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0년 5%, 2015년 5.2%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아세안 5개국에 대한 중간재 수입의존도는 △일본 13.2% △중국 12.6% △한국 9% 등 순으로 높다.
또 2020년 기준 이들 5개국은 글로벌 중간재 수출시장에서의 비중이 6.9%에 달한다. 이들 국가에 대한 중간재 수출의존도는 한국이 17.8%로 가장 높고 △중국 15.8% △일본 15.5%로 집계됐다.
한은은 제조업 중 특정 부문을 국제산업연관표에서 제외했을 때 여타 국가 부가가치의 직간접적 감소분으로 아세안 5개국 제조업 생산차질의 파급효과를 파악했다.
분석 결과 아세안 5개국 제조업 생산이 올해 7~9월중 코로나19 확산세로 7% 정도 차질을 빚었다고 가정할 때, 전후방 효과를 통해 우리나라 연간 국민총생산(GDP)를 0.02%에서 최대 0.06% 낮추는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이는 해당 품목의 재고가 전혀 없고 아세안 5개국 밖에서 대체 상품을 찾을 수 없다는 매우 제한적인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에서의 효과는 이 수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이러한 영향을 여타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부가가치 감소율 기준)이 일본, 중국, 독일, 미국 등에 비해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아세안 5개국의 중간재 공급차질로 인한 품목별 영향을 국가별로 보면, 한국과 중국은 전자·광학기기가, 일본, 독일, 미국은 운송장비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아세안 5개국의 중간재 수요차질로 인한 품목별 영향을 국가별로 보면, 한국·미국은 전자·광학기기가, 일본·중국은 1차금속제품이, 독일은 화학제품이 각각 가장 크게 타격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중 아세안 5개국의 생산차질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이들 지역에서의 생산차질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는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아 다가오는 겨울철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확산될 경우, 아세안 5개국에서의 생산차질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재차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7일 발간한 '아세안 5개국의 생산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에서는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대응한 강력한 봉쇄 조치의 영향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이달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