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위원 상당수가 금융불균형 해소를 이유로 제시한 가운데, 이달 25일 예고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은이 공개한 제20차 금통위 의사록(10월 12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열 총재 역시 최근 수차례 금리 인상 의견을 피력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7명 중 5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하고 있는 상태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0.75% 동결됐던 지난달 12일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한 소수의견은 두 명이었다. 이중 한 위원은 "8월 이후 실물경제 상황은 전망 경로를 웃돌고 있지만 물가와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우려는 커졌다"며 "이 같은 상황 변화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더라도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어 경제 회복세를 제약할 정도는 아니며 위험선호 성향의 완화를 통해 금융불균형을 시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낸 또 다른 위원도 "기준금리를 현 0.75%에서 1%로 인상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추가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연속된 금리 인상이 경기 상승세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금융 상황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완화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에 따른 단기 비용보다 중장기적 시계에서의 금융 안정과 기대 인플레이션 안착을 통한 편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당시 동결 의견을 내긴 했지만,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한 위원도 2명 있었다.
동결 의견을 제시한 한 위원은 "만약 차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시까지 대내외 경제 상황에 특별히 새로운 이상 요인이 발생하지 않고, 대체로 지금과 유사한 경제 흐름이 이어진다면 차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국내 경제가 국내외 수요 증가에 힘입어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는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불균형 누증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 8월에 시작한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계속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달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한 위원도 1명 있었다.
한 위원은 "조사국의 전망대로 올해 4% 성장이 실현되고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돌더라도, 이를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삼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본격적인 긴축으로의 전환은 조만간 실시될 예정인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한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각계에서 한국경제 특유의 금융불균형 누증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주택 가격의 안정을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에서 부동산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중립적 입장을 보인 한 위원은 "가계부채 우려로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최근 대출금리 상승과 정부·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대출 증가세가 완화되는 조짐이 보인다"며 "현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 효과와 다른 대책의 효과를 지켜본 뒤 추가적인 대책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일 한은이 공개한 제20차 금통위 의사록(10월 12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모습. 사진/한국은행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