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임대차 3법 후폭풍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매물은 늘었지만, 가격은 하락하지 않는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으로 대출이 어려워진 매매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연말 전세대책을 내놓기로 했지만, 실제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공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전세난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지역 전세 매물은 2만8231건을 기록했다. 이는 2만4186건을 기록한 한 달 전보다 16.7% 상승한 수치다. 아울러 경기도 전세 매물도 2만7613건을 기록해 2만3645건을 기록한 한 달 전보다 16.8% 상승했다. 서울 및 경기도 전세 매물이 다소 늘면서 매물을 구하지 못하는 극심한 전세난은 다소 누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전셋값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서울지역 주간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2.6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보다 0.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서울지역 주간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첫째 주 이후 역대 최고 수치다. 아울러 경기도(104.9) 및 전국(103.3) 전세가격지수도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한 상태다.
문제는 매물 상승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세시장은 여전히 불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최근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전세대출은 제외했기 때문이다. 매매시장에 대한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매매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내년에는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2년차를 맞이하는 해로 새로 계약에 나선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크게 올려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전세가격은 매매가격 상승에 이어 꾸준히 올랐고, 특히 가계대출 규제 및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DSR 차주 규제 적용에서도 전세자금 대출은 예외로 한다고 했으니 전세가격은 막힐 것 없이 오를 것”이라며 “특히 내년에는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2년차라 새롭게 계약하는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크게 올려 받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시장에서 불장이 지속될 경우 청년층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0대 청년층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5년 만에 60조여원 급증하며 8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전세자금 대출 잔액 중 청년층 대출 비중은 60%에 달했다. 특히 20대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4조여원에서 5배 이상 오른 24조여원을 기록했다.
전세난을 우려해 정부도 연말쯤 추가 전세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매물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례로 지난해 발표한 중형 공공임대두택 공급 정책도 소형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빠른 시간 안에 아파트를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빌라 등 비인기 주택에 대한 공급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전세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이다. 당장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있는 물건을 돌게 하거나, 인기 없는 빌라 등을 짓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라며 “정부는 입주 물량 관리,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 공급을 좀 더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전세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