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의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박현진 기자] 최근 도시정비사업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조합장 후보를 중심으로 이사 및 감사 후보가 ‘한 팀’을 구성해 ‘런닝메이트’ 방식으로 선거전을 치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조합장 및 집행부 조직을 유기적으로 구성해 빠른 의사 결정 및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문성을 갖춘 집행부 후보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조합장 후보의 능력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1일 도시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합장 및 집행부 선거에서 조합장 후보와 이사 및 감사 후보가 한 팀을 구성해 선거전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합장 후보와 뜻을 같이하고, 빠른 사업 추진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실제 지난 6월에 치러진 증산5구역 조합장 및 집행부 선거에서 ‘원 팀’ 집행부를 구성하고 선거 운동을 펼친 후보가 조합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도시정비사업 조합장 및 집행부 후보들이 원 팀을 구성하는 이유는 먼저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한 신속한 사업 추진에 있다. 특히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을 한 팀으로 구성해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의사결정 방식이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성 있는 집행부 후보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조합장 후보의 능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정비사업 조합도 과거처럼 복덕방 아저씨나 동네 아주머니들이 일을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과거 정비사업 조합에서 비리가 많이 발생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이 많다"라며 "최근 정비사업 조합에도 과거보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한 팀을 이뤄 선거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강남쪽에서는 하나의 트렌드로 분위기가 잡혀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조합 선관위에서 명시한 조합장 및 집행부 선거 후보 정견서 규정 내용. 자유 양식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남3구역 조합장 및 집행부 선거에 감사 및 이사 후보들과 한 팀을 구성해 선거에 참여한 한 조합장 후보에 대해 불법 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해당 조합장 후보 홍보물(정견서)에 다른 감사 및 이사 후보 얼굴이 포함된 것을 불법 선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 정관과 선거규정에 ‘후보자와 배우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사실상 서로 선거운동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조합장 후보와 감사 및 이사 후보들 역시 정견서 및 홍보물을 통해 ‘빠르게! 제대로!’라는 같은 슬로건을 공유하며 사실상 한 팀이라는 것을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특히 한 이사 후보는 정견서에서 문제를 제기한 조합장 후보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000와 함께’라는 문구를 넣는 등 사실상 한 팀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이들은 조합장 후보 컬러 홍보물에 다른 감사와 이사 등의 얼굴이 함께 등재되면서 이사 및 감사 홍보물은 흑백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조합 선관위 규정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가 제시한 정견서 제출 규정에는 정견서 제작 형식을 후보 자율에 맡기고 있다. 그리고 감사 및 이사 후보들은 자신들의 정견서를 이미 흑백으로 제출한 상태다.
이는 선거 규정에 위배가 아닌 선거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선관위가 제시한 정견서 규정에는 형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 전화번호와 개인 홈페이지 주소, 허위 사실과 타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만 포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견서에 한 팀을 이루고 있는 감사 및 이사 후보의 얼굴 사진을 넣을 수 없다는 규정은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아울러 선관위는 이와 관련해 이미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김정우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는“도시정비법에는 ‘조합 임원의 선출 방법 등은 정관으로 정한다’라고 나와 있다.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법률에서는 선관위 규정에 위임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남3구역 같은 경우 홍보물이 배포됐다는 것은 선관위에서 승인을 했다는 것으로 홍보물이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