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추석연휴 이후 국내 증시 방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박스권 등락이냐", "점진적 우상향이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코스피 장중 전고점(3316.08, 6월25일) 돌파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과 함께 3100선 지지력 확인 이후 상승 재개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동시에 나왔다.
23일 <뉴스토마토>가 6개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는 최저 2900선에서 최대 3700선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코스피 지수를 짓눌러온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소재의 불확실성은 완화된 반면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방안에 따른 경제 회복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금리인상 속도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유동성 위축으로 인한 수급 불안은 코스피의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FOMC 회의 이후 점진적 상승VS박스권 등락
추석 연휴를 앞둔 마지막 거래일인 1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10.42포인트(0.33%) 오른 3140.51에 마감했다. 지난 6월 3300선을 돌파하면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올랐다면 이후부터는 좁은 박스권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그간 증시를 압박한 소재는 미국의 테이퍼링과 코로나 델타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확진자 증가수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은 “코스피는 지난 조정 국면에서 3000~3050포인트 구간에서 지지력을 보였다”면서 “코로나19 국면 이후 낮아진 금리 상황, 막대한 유동성 등을 함께 고려하면 저평가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는 코로나19 반등 국면 이후 하단인 만큼 올 하반기 밴드는 3000~3700포인트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센터장은 코스피가 3100선 지지력을 확인한 이후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로는 △연말 소비시즌 돌입에 따른 글로벌 소비모멘텀 유입 △이에 대비한 미국 재고 축적 수요로 한국 수출 모멘텀 강화 △국내 백신 접종 속도 가속화로 10월~11월 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 기대로 내수 모멘텀 회복·강화 국면 진입 예상 △국내 펀더멘털 강화로 원·달러 환율 하향안정세(원화 강세 반전)와 외국인 수급 개선 기대 등을 제시했다.
정 센터장은 “다만 추석 연휴 직전 9월 FOMC(한국시각 23일) 예정돼 있어 회의 결과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금리인상 가속화 시그널이 아니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9월 말에서 10월 초 변동성 확대는 비중확대 기회로 판단해야”고 강조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센터장도 “9월 FOMC 회의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점진적인 우상향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국내 증시는 예정된 FOMC 회의를 확인한 이후 방향성을 탐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코스피가 좁은 박스권 등락을 지속할 것이란 상반된 의견도 나온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저점이 낮아지는 조정 흐름이 예상되면서 좁은 박스권에서의 등락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며 “추석 이후 10월까지 코스피 지수의 범위는 2900~3300포인트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센터장도 “전고점 돌파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밴드는 3000~3350포인트”라고 언급했다.
업종 수혜 ‘위드코로나’에 집중...미국인프라도 관심가져야
증시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위드 코로나’로 인한 업종별·경제적 수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10월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70%(2차 접종 기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이에 발맞춰 방역체제를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에서 중중환자 중심의 선별적인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어서다.
오태동 센터장은 “위드코로나 체제로 전환할 경우 유통, 의류, 엔터, 레저, 통신 등 국내 내수소비와 관련된 분야가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국내 일상회복(리오프닝) 관련 업종들이 유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승현 센터장은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영향이 상당기간 노출됐고 위드 코로나 등의 논의가 전개된다면, 단기간의 실적개선 여부를 떠나 내년에 대한 기대감이 컨택트 산업에 집중될 전망된다”면서 “업종으로는 호텔·레저, 항공·부품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연우 센터장은 “그동안 억눌려있던 소비 모멘텀의 유입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국경간 이동이 단기간에 자유롭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워 내수 중심으로 유통, 미디어, 화장품·의류 업종 Trading Buy(단기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미국 인프라 법안에 따른 수혜도 주목된다. 앞서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당초 3조5000억달러 규모 자체 ‘휴먼 인프라 법안’(1차는 1조달러 규모 초당적 인프라 법안)에 대한 표결을 늦어도 27일까지 처리하기로 결의하기로 했다. 황승택 센터장은 유망 테마주로 ‘미국 인프라 관련 테마’를 제시했다. 윤찬용 센터장도 “9월 말 미국 인프라 투자안 통과 시 수혜를 입을 수 있고 스타일 로테이션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 있는 기계, 은행 업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