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기관이 국내 상장한 중국 기업에 투자를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호실적 발표와 사업 확장 등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소식에도 기관 투자자는 외면하고 있으며 개인과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만이 거래에 나서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이 뚜렷한 주가 우상향을 위해선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한 중국 기업 총 11개사 가운데 최근 한달 사이에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가 발생한 곳은 글로벌에스엠 단 1개사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8월 한달간 순매수 규모는 1700만원 수준으로 순매도 규모(8700만원) 보다 적다.
나머지 10개사의 경우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끊기거나 순매도만 나타났다. 윙입푸드는 지난 6월에 기관이 1600만원을 순매수한 이후로 거래가 끊겼다. 크리스탈신소재는 기관이 지난 1월과 2월 사이에 5000만원 가량 주식을 사들인 이후 8월에는 3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다.
이들 기업은 사업 확대와 호실적, 배당 등의 소식에도 기관 투자자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앞서 합성운모 생산 전문기업 크리스탈신소재는 신사업 성장동력인 그래핀 사업을 확대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시 크리스탈신소재 대표이사는 “당사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전략으로 그래핀 사업을 추진해왔다”면서 “고품질의 그래핀 제품 생산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과 성장성,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수익이 환원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소식에 크리스탈신소재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 투자에 나섰다. 반면 상한가를 기록한 다음 날부터 기관 투자자는 크리스탈신소재의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모습을 나타냈다.
중국전통 살라미 가공업체 윙입푸드도 최근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주력 제품인 중국식 살라미, 중국식 베이컨 등 전통식품 매출이 전년보다 25% 증가하는 등 사업 지속성을 보여줬음에도 기관 이목을 끌진 못했다.
중국 기업에 대한 기관의 무관심에 주가도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상장한 11개 중국 기업 가운데 연초 대비 주가 상승한 기업은 중국계 한국기업 글로벌에스엠과 중국 영유아 화장품 기업 오가닉티코스메틱 2개사 정도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이 다시 상승하기 위해선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기업은 2011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회계부정으로 상장 폐지한 중국고섬을 시작으로 고의 상폐 등 국내 투자자와의 마찰이 컸다.
익명의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 상장기업 중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상장폐지와 상장철회 기업 등이 다수 발생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하락했다”면서 “초기 투자했던 기관은 중국 기업에 대한 실망감으로 최근 거의 거래하지 않고 있고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일부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일부 강화시킨 부분이 있다”면서 “과거 발생했던 중국 기업 상장폐지 등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에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중국 기업 가운데 소위 대박이 날만한 사례들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기업 윙입푸드의 상장 기념식 모습. 사진/한국거래소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