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을 위한 청년특별대책을 발표했다. 87개 과제로 이뤄진 이번 정책의 목표는 청년세대의 코로나 위기 극복, 격차해소, 미래도약 지원이다.
정책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실상 ‘퍼주기식 정책 모음집’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특히 중위소득 60% 이하 청년에게 1년간 매달 20만원을 지급하는 주거비 지원이나 정부지원금 250만원을 매칭해 전역 시 최대 1000만원의 목돈을 지급하는 장병 사회복귀준비금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막 청년의 경계를 넘어선 기자는 문득 과거를 떠올려 봤다. 취업준비생이었던 6년 전 당시 기자는 이곳저곳에 지원서를 써가며 언론사 문을 두드렸고, 운이 좋게도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모두가 힘들다 했지만, 친구들의 합격소식도 잇따라 전해 들었다. 취업 후에는 몇 년간 살뜰히 모은 돈으로 서둘러 신혼집을 차린 이도 나왔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청년 세대는 가장 불행한 세대로 전락했다. 양질의 일자리는 사라졌고, 채용문은 좁아져 공무원이란 선택지를 강요받고 있다. 특히 7월 기준 구직단념자의 절반 이상이 2030 청년 세대라는 점에서 청년들에게 취업시장이 얼마나 냉혹한지를 엿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구직단념자는 총 58만명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9만5000명(33.7%)으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9만3000명(16.1%)으로 나타났다.
설사 취업에 성공해도 이내 높디높은 집값이란 벽을 마주한다. 삶이 힘드니 연애, 결혼은 사치로 치부한다. 단순히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다. 정부의 시혜성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누군가에겐 분명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지금 쏟아내는 정책들이 어디에서 비롯됐냐는 것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2030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의혹을 떨칠 수가 없다.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라 불리는 이들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또 한 번의 캐스팅보트(승패를 결정하는 세력) 역할을 할 거란 분석 때문이다.
백신 수급 불안에 일상으로의 복귀는 멀어졌고, 집값 폭등으로 자산 불평등은 심화됐다. 일자리는 사라져 미래를 꿈꾸기조차 힘든 현실이다. 그 사이 청년들은 가보지도 못한 대학에 비싼 학비를 내가며 취업을 준비 중이고, 좀 더 싼 집을 찾아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로 향한다. 이제는 최저 시급 수준의 아르바이트마저 경쟁 대상이 됐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3대 정책목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정부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됐다. 청년은 희망을 먹고 자란다. 그들에게 희망이란 젊음을 담보로 미래를 계획하는 그 무엇이다. 다만 희망이란 이름으로 쓰인 막대한 세금이 미래 청년들에게 전가되지 않길 바란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