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TV조선이 불을 지핀 트로트 열풍에 한동안 방송사마다 트로트 예능 제작에 열을 올렸다. 트로트 예능이 시들해지는 시점, 새롭게 떠오른 먹거리가 등장했다. 바로 골프다.
골프 예능 프로그램의 포문을 연건 트로트 예능으로 방송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TV조선이었다. TV조선은 지난 5월 ‘골프왕’을 론칭했다. ‘골프왕’은 필드 위에 선 다섯 남자들의 골프 부심 가득한 허세 케미와 골프를 몰라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버라이어티다. ‘골프왕’은 ‘슈퍼땅콩’으로도 유명한 김미현을 비롯해 김국진, 이동국, 양세형, 장민호, 이상우가 출연한다.
TV조선에 이어 JTBC가 최근 각종 예능에서 활약 중인 ‘골프 여제’ 박세리와 김종국, 양세찬을 섭외해 ‘세리머니 클럽’을 선보였다. ‘세리머니 클럽’은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를 초대해 골프를 치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기부도 하는 착한 예능을 표방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일 첫 방송된 MBN 새 예능 프로그램 ‘그랜파’는 이순재, 박근형, 백일섭, 임하룡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한 판 대결을 펼치는 골프 유랑기를 다룬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앞둔 골프 예능 프로그램도 있다. 티빙 새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골신강림’은 자타공인 연예계 골프 최강자 강호동, 신동엽이 라이벌 골프 친구에서 운명공동체가 돼 골프 레전드와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SBS 역시 오는 16일 이경규, 이승엽, 이승기를 앞세운 ‘편먹고 공치리’ 방송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 예능에 불고 있는 골프 붐의 생명력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먹방, 쿡방은 우리네의 먹고 사는 문제이기에 누구나 관심을 가질 콘텐츠다. 트로트 역시 중장년층이 주로 소비하던 문화를 젊은 층으로 확대해 비주류 음악을 대중적인 음악으로 만들었다. 이제 막 발을 뗀 골프 예능 역시 이전 예능 먹거리인 쿡방, 먹방, 트로트처럼 꾸준한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일부의 문화가 아닌 대중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간 골프는 중장년층이 즐기는 고급 스포츠 이미지였다.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에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용적인 부담 등의 이유로 일부 젊은 세대가 유입됐을 뿐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비용적인 부담, 접근성 등 프로그램 자체가 풀지 못하는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스포츠 예능이 농구, 축구 등 동적인 스포츠를 주요 소재로 삼은 것에 비해 골프는 정적인 운동이라는 점이 예능과 어울리지 않는다. 스포츠 예능의 포인트는 성장이다. 스포츠 예능은 출연자들이 땀을 흘리며 성장하는 과정, 대결을 통한 박진감 등을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하지만 골프은 성장하는 스토리를 만들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스트와 라운딩을 즐기며 토크를 펼치는 형태로 굳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골프 예능은 1시간 분량의 방송 시스템과도 맞지 않다.
물론 방송 시스템이 아닌 플랫폼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유튜브에서는 빠른 호흡, 분량의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골프의 여백을 메울 수 있다. 실제 유튜브 채널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TV’ ‘김국진TV 거침없는 골프’ 등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결국 골프 예능이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골프와 예능을 결합할 때 발생하는 한계를 극복을 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관건이다.
골프왕, 세리머니 클럽, 그랜파. 사진/TV조선, JTBC, MBN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