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겸 감독 숀 펜이 자신의 연출작 ‘플래그 데이’로 칸 국제영화제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정오 팔레 데 페스티발 컨퍼런스룸에서 강력한 황금종려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플래그 데이’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자 숀 펜을 비롯해 원작자 제니퍼 보겔, 배우 딜런 펜, 캐서린 위닉, 촬영감독 대니 모더, 작곡가 조셉 비타렐리, 프로듀서 윌리엄 호버그와 페르난도 설리친이 참석했다.
(좌측부터) 원작자 제니퍼 보겔, 배우 딜런 펜, 숀 펜 감독, 배우 캐서린 위닉. 사진/신혜진 특파원
‘라스트 페이스’로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가 ‘심사위원 만장일치 탈락’이란 쓴맛을 본 적 있는 숀 펜은 전날 뤼미에르 대극장 갈라상영회에서 ‘플래그 데이’ 상영이 끝난 후 오랫동안 기립박수 받은 일을 상기했다. 감독 겸 주연배우 숀 펜은 펜데믹으로 모든 게 ‘셧다운’된 상황에서 영화를 촬영하며 겪은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미국에 국한된 상황은 아니지만 어떻게 이 작업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펜데믹 상황에서)백악관이 가장 취약한 국민들을 향하여 총을 쏘아대고 있단 인상을 받았다”고 일갈했다. 숀펜이 언급한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 대처법에 대한 직접적 비판이다.
‘플래그 데이’는 미국의 언론인 제니퍼 보겔의 회고록 ‘플림-플람 맨: 내 아버지의 가짜 삶에 대한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출판한 지 15년 만에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나게 된 제니퍼 보겔은 숀 펜을 처음 만난 날을 떠올리며 “숀이 내 스토리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딜런을 딸 역할로 캐스팅한다고 했을 때 ‘완벽하다’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딜런은 연출자 숀 펜의 친 딸인 '딜런 펜'을 말한다.
‘플래그 데이’는 미국 ‘국기의 날’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식 국가주의를 자극하는 내용이 아닌 ‘국기의 날에 태어난 한 남자의 인생이야기’이다.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아버지는 “비즈니스 때문에 너무 바쁘다, 이번에만 성공하면”이란 말을 달고 산다. 하지만 도둑질부터 화폐위조까지 아무렇지 않게 범죄를 저지른다. 언론인이 꿈인 딸은 이런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지만 알코올 중독으로 황폐해진 어머니보단 아버지의 사랑을 더 많이 받으며 자란다.
‘제니퍼 보겔’역을 연기한 딜런 펜은 “제니퍼의 책을 아주 여러 번 읽었다. 나중에는 마치 내 일기를 보는 것 같았다”며 아버지 숀 펜에 대해선 “엄밀히 따지면 촬영 중에는 감독님”이라고 현장에서의 실제 부녀 관계를 전했다.
대부분의 스태프들은 감독으로서의 숀 펜과 작업한 일을 환상적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대니 모더 카메라 감독은 “좋은 스태프들과 느린 페이스로 작업한 일이 무척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클래식음악을 좋아하는 사기꾼 캐릭터를 연기한 숀 펜은 ‘실제로도 클래식을 자주 듣느냐’는 질문에 “클래식 음악 교육을 받았으며 어릴 때 별명이 ‘클래식 가이’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숀 펜은 미국에서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적극적인 스타로 알려져 있다. 그는 Core Response 재단을 통해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무료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봉쇄로 경제적 위기를 맞은 지역 사회를 위한 식량 배급사업도 벌였다.
현지에선 숀 펜의 ‘플래그 데이’를 올해 가장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 중이다. ‘플래그 데이’는 올해 연말 전 세계 개봉 예정이다.
프랑스 칸=신혜진 특파원 ich03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