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304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를 산 10명 중 6명은 3040세대였다. 멈출 줄 모르는 아파트 가격 상승이 내 집 마련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5090건이었다. 이 중 매입자가 30대인 거래는 1867건으로 36.7%를 차지했다. 40대는 1299건으로 25.5%를 기록했다. 아파트 연령별 매입자 중 3040세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외에 50대는 16.3%였고 60대는 8.6%에 그쳤다.
30대와 40대만 62.2%를 올렸다. 5월에 서울에서 아파트를 산 이들 10명 중 6명 이상은 3040세대인 셈이다. 3040세대의 비중이 60%를 넘는 현상은 지난해 6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아파트 거래 3699건 중 30대가 1056건, 40대 877건으로 3040세대 비중은 52.3%였다. 그러나 지난해 5월 56.9%로 오른 뒤 △6월 60.2% △7월 62.2% △8월 65%까지 늘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59.8%로 내려가며 60%를 하회했지만 여전히 60%에 육박한 수준이었고 5월 들어 곧장 60%대로 회복했다.
3040세대의 불안 심리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건 서울 집값의 가파른 상승이 이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4424만원이었다. 올해 1월 4104만원에서 7.8% 뛰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름폭이 커진 수치다. 지난해에는 1월 3398만원에서 6월 3556만원으로 4.6% 올랐다. 정부가 공급 대책을 쏟아냈지만 시장 매수세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대책 발표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여전히 불안심리가 커 3040세대의 매수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사전청약이 이달부터 시작하지만 입주를 진행하려면 4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당장 가시화되는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3040세대 사이에선 내 집 마련 실패의 불안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3040세대가 매매시장에 지속적으로 뛰어들면서, 이들이 진입하기 비교적 쉬운 서울 외곽은 집값 상승이 다른 자치구보다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4주차(6월28일 기준) 노원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 주 대비 0.26% 상승했다. 전 자치구 중 노원구의 오름세가 가장 강했다. 이외에 도봉구가 0.14% 올랐고 중랑구 0.13% 상승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이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란 변수에도 불구하고 정부 규제 및 단기 공급 부족 등으로 집값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우대 혜택도 이달부터 확대됐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하락요인이 있지만 LTV 우대 혜택 증가 등 상승요인이 더 부각받고 있다”라며 “집값 상승 전망이 강하기 때문에 3040세대 매수세는 지금과 같은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서울 공급 자체가 부족하다”라며 “하반기에도 3040세대의 매수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집값 고점론’을 펴는 정부는 집값 재조정 위험이 있다며 수요자들에게 영끌을 자제하라고 경고하는 상황이다. 지난 5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금 집을 무리하게 구매해도 2~3년 후라도 집값이 내릴 수 있다”라며 “무리하게 대출해서 ‘영끌’에 나선다면 집을 처분해야 할 시점에 자산가격 재조정이 일어나면서 힘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관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장 집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고 정부가 내놓은 공급 대책의 영향력은 실제 입주시점인 4~5년 뒤에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 집 마련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국토부 장관 말대로 2~3년 뒤 집값이 떨어진다면 그 기간 안에는 집값이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사야 한다는 불안감만 더 심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