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수입차 판매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5개월만에 12만대를 돌파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1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폭스바겐, 볼보, 지프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5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가 2만4080대로 전년동월 대비 3.5%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1~5월 누적 대수는 12만1566대로 전년 동기(10만886대) 보다 20.5% 늘었다.
수입차 연간 판매량을 보면 2018년 26만705대에서 2019년 24만4780대로 감소했다가 2020년 27만4859대로 연간 최다판매 기록을 수립했다. 올해 이같은 판매추세가 지속된다면 30만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벤츠는 5월 7690대로 BMW(6257대)를 꺾고 1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5월까지 누적판매에서도 벤츠는 3만5342대로 BMW(2만9759대)에 앞섰다. 점유율도 벤츠 29.07%, BMW 24.48%로 4.59%p 의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벤츠는 28.4%, BMW 24.1%로 4.3%p 차이가 났던 점을 감안하면 두 브랜드 간 점유율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E클래스는 5월까지 1만3552대를 판매해 벤츠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벤츠 GLC(3365대), 벤츠 GLE(3174대), 벤츠 GLB(2717대) 등도 힘을 보탰다. 2위를 달리고 있는 BMW는 5시리즈(8804대)와 3시리즈(3296대)가 판매 호조를 보였다.
폭스바겐(1358대), 볼보 (1264대), 지프(1110대), MINI(1095대), 렉서스(1007대)도 5월 1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5월 누적에서 폭스바겐은 7085대, 볼보는 6178대로 전년 대비 각각 16.2%, 14.1% 증가한 실적을 올리면서 호조세를 이어갔다. 볼보는 3년연속 1만대 클럽 가입은 물론 올해 목표인 1만5000대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우디의 1~5월 누적 판매량은 8950대로 13.8% 늘어났으나 지난달만 놓고 보면 229대 팔리면서 부진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2.7% 감소한 수치다.
일본 브랜드는 불매운동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렉서스와 토요타는 5월 1007대, 626대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1.9%, 19.7%의 증가세를 보였다. 혼다도 402대로 1.67% 상승했다. 이는 일본차 업체들이 올해 초부터 공격적인 신차출시에 나선 점이 회복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브랜드의 쏠림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독일차의 1~5월 누적 점유율은 70.4%로 전년(65.7%)에 비해 4.7%p 상승했다. 반면 미국 브랜드는 13.6%에서 11.5%, 일본 브랜드는 7.2%에서 6.3%로 하락했으며 미국 브랜드도 13.3에서 11.5%로 떨어졌다.
연료별로 보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하이브리드의 1~5월 누적 점유율은 전년 8.6%에서 23.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9%에서 7.5%로 각각 14.5%p, 5.6%p 올랐다. 반면 가솔린은 지난해 59.3%에서 51.7%, 디젤은 28.8%에서 16.1%로 각각 7.6%p, 12.7%p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하차감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 가격에 비해 저렴한 세금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에 대한 세금이 차량 가격이 아닌 배기량을 기준으로 산정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1억이 넘는 포르쉐 카이엔은 77만9000원으로 카니발, 팰리세이드보다도 낮았고 2억이 넘는 벤츠 S클래스와 람보르기니의 자동차세는 103만원에 불과하다.
차량 가격과 세금의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현대차 그랜저의 자동차세는 64만9000원으로 BMW 5 시리즈(51만9000원)보다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BMW 5 시리즈 가격은 6430만원부터로 그랜저 2.5 가솔린 프리미엄(3303만원)보다 2배 가까이 비싸지만 자동차세는 그랜저보다 13만원가량 낮다. .배기량이 2497㏄인 그랜저가 1998㏄인 BMW 5 시리즈보다 자동차세를 더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같은 세금 정책이 쉽게 바뀔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미FTA 등과 같은 국가간 협정이 적용돼서다. 현행 한·미 FTA 제2.12조 제3항은 '한국은 차종간 세율 차이를 확대하기 위해 배기량에 기초한 새로운 조세를 채택하거나 기존의 조세를 수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세율을 차등적용하면 통상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수입차는 각 브랜드별 모델이 다양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으며 대중들에게는 국내 시장이 현대기아차 독점이라는 반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의 경우에는 이미 수입차 비중이 25%를 넘어섰다"며 "친환경차가 확산되면서 수입차의 인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