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녹취 숙려 기간을 부여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시행 2주만에 증권사 지점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이번 제도 시행에 따른 고객과의 불협화음은 물론 책임 소재에 대한 부담감까지 떠안고 있다며 상품 영업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오히려 온라인 투자로 권유하거나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PB들 사이에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된 상품 영업을 일시 중단하거나 온라인으로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서류작성에만 1시간 이상이 소요되면서 업무 부담에 책임 전가까지 이중고를 겪어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투자자 피해를 낳은 해외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원금 20%를 초과하는 손실이 날 수 있는 파생결합증권 파생상품은 물론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펀드와 투자일임, 금전신탁계약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했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가입 하기 위해서는 판매 과정에서 녹취와 숙려기간 보장이 의무화된다.
금융위원회는 감당할 수 없는 투자손실, 고객과 금융회사 간 분쟁발생 등 최소한의 예방조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품을 판매하는 현장 근무자들의 볼멘소리가 쏟아진다. 특히 책임 소재에 대한 부담감은 물론 녹취에 대한 업무량 부담감도 늘어났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모든 서류와 녹취가 구비돼 있어야 하는데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면서 “적법한 절차를 밟으면서도 간편한 절차인 온라인 가입 권유를 하는 경우도 생겼다”고 말했다. 녹취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도 높다. 게다가 가입 서류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도 늘었다.
PB 관계자는 "읽기 시작하면 1분도 지나지 않아 다 아는 내용이라고 넘어가자고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럴 경우에 절차상 어쩔수 없다고 해도 고객의 빨리 해달라는 민원이 많다"고 호소했다.
고객들도 서면 가입보다 비교적 간편한 온라인 가입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B증권사 PB 관계자는 “경험이 있는 금융상품도 대면으로 진행할 경우 1시간 넘게 가입서류를 작성해야 하는데 온라인으로 가입 할 경우 10분만에 끝나 고객의 문의가 많다”면서 “금융상품 가입을 대면에서 온라인으로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한 고강도 상품으로 분류되는 상품의 시장 축소도 예상된다. C 증권사 PB 관계자는 “고객과의 문제가 생기면 책임 전가 등 불편한 부분이 뻔히 예상될 수밖에 없다”면서 “고난도 상품 외에도 다양한 상품이 있는 만큼 제도에 포함된 상품을 제외하고 영업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제도인 만큼 규제가 모호한 부분도 있어 현장에 안착하는데 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나치게 소비자 보호를 앞세운 부분이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여의도 지점. 사진/신송희기자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