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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최정우 회장 머릿속 보여준 소금호수 자랑
입력 : 2021-03-11 오전 6:00:00
'포스코, 리튬 가격 급등에 미래 가치 재조명' 
 
얼마 전 포스코가 내놓은 홍보자료의 제목이다. 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3300억원 들여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소금호수에 매장된 리튬의 가치가 35조원에 달할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매출이 달라질 가능성이 충분하고 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최소한 실적에 악영향은 안 될 것이란 점에서 포스코의 셈법이 맞는지 틀렸는지를 따져볼 생각은 없다. 수년 전 자원개발 테마주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포스코가 '주가 장난'을 하지 않을 테니 굳이 비교할 이유도 없을 듯하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이 있는 동안은 포스코가 '무재해 사업장'이 되기 어렵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게 됐다. 끊이지 않는 중대 재해를 이유로 최 회장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센 상황에서 "포스코의 미래 가치를 높인 경영자면 충분하지 않으냐"는 반박을 내놓은 것처럼 보여서다.
 
최 회장이 안전관리 강화 행보를 보여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안전을 가장 중요한 사업 역점으로 제시하고 노후한 시설과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고 연초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연달아 방문해 안전을 강조했다. 안전 설비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그룹 운영위원회에서 "안전조치를 취하느라 생산이 미달하는 것은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오히려 포상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도 재해는 반복되고 있다.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최 회장 취임 이후에만 최소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 회장이 생산보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도 포항제철소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설비에 몸이 끼여 사망했다.
 
최 회장이 안전 강화에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여도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 회장이 대외적으로 안전을 최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실적에 더 가치를 두는 게 최고경영자의 의중에 부합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산재 청문회만 봐도 짐작 가능하다. 당시 최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었다. 허리가 아파 장시간 앉아 있는 게 불편하다는 이유다. 허리가 아픈 사람이 긴장된 상태로 온종일 앉아 있어야 한다면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렇지만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는 것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불출석 사유서 제출은 청문회가 마련된 배경과 산재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나온 행동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안전에 대한 안일함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노후시설이 중대 재해 발생 원인의 하나라고 한 청문회의 발언도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포스코에서 40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고 CEO로 보낸 시간만 2년이 넘는다. 이미 오래전 인지하거나 예견했을 숙제란 의미다. 보통 잘 알고 있는 문제를 고치지 못하는 원인은 무관심이다.
 
과거에는 안전 관련 노력과 비용을 줄이고 사고를 애써 외면하는 게 기업의 성장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ESG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은 반대다. 안전 불감으로 인한 반복된 재해는 기업의 가치를 추락시킬 뿐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생명도 챙기지 못하면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이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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