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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란 법무부훈령이 시행됐다. 이 규정의 목적을 그대로 옮기자면 '형사사건 피의자, 참고인 등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무죄 추정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함'이다. 이 규정 시행 이후로 검사와 기자의 소위 '티타임', 청사 현관 앞 세모꼴로 붙어 있던 '포토라인'이 거의 사라졌다.
시행 초기 이 규정에 대해서는 '깜깜이 수사', '알 권리 침해'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어느 규정도 완전무결하지 않겠지만, 기자 역시도 알 권리 중요성을 피력하면서 이 규정이 선택적으로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알 권리가 있다.
특히나 이 규정이 시행될 당시의 법무부 장관은 취임 35일 만에 사임했지만, 검찰의 기소 후 계속된 수사 대상이었던 장관의 부인이 해당 규정의 수혜를 입었다면서 두고두고 야당과 일부 여론의 공격 대상이 됐다.
일주일 전에는 웬만한 국민이 알 수도 있는 피의자가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해당 인물은 현직 검찰총장의 장모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외치는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은 느낌이다. 만일 이 인물이 전직 장관의 관련자였다면 또다시 규정의 수혜자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또다시 알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규정의 근원을 찾아 탓하는 의견이 이어졌을 것이다.
전직 장관 관련자 수사에서는 기소도 되기 전 5촌 조카나 자산관리인의 실명이 쉽게 지상(紙上)에 올랐던 것과 비교해 이번에는 알 권리를 대하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규정의 취지를 받아들여 이 규정에 순응하는 단계는 아닐 것이다.
검찰총장의 부인도 여러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협찬금 의혹과 관련해 총장 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모두 기각됐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까지 모두 공개될 필요는 없지만, 이 사건에 대한 수사 역시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규정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목적에 맞게 지켜나가되 불완전한 요소가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면 보완하는 것이 상식적인 절차다. 그 규정에 대한 평가나 의견이 시행의 필요성과 효용성과는 다른 목적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 또 그 규정을 바라보고 들이대는 잣대가 사건마다 다르다면 그 규정에 반해 외침이 있는 알 권리를 누구도 정당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정해훈 법조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