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아시아 증시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 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연말까지 증시의 우상향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등 단기 변동성을 자극하는 변수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대부분의 호재를 선반영한 만큼 지속적인 안도 랠리를 기대하기보다 조정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70포인트(1.27%) 오른 2447.2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243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장 중 2459.15포인트까지 오르며 장 중 연고점인 2458.17(8월13일)포인트를 웃돌았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4.43포인트(1.72%) 상승한 851.21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 나란히 상승…골디락스 장세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이후 연속 상승한 코스피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자 이날도 강세를 기록했다. 10월 말 조정 장세에서 이달 들어 2300선을 회복,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440선까지 뛰어 올랐다.
아시아증시도 나란히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86% 오른 3373.73에 거래를 마감했고, 선전성분지수는 2.19% 상승한 1만4141.15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2% 뛴 2만4839.84에, 토픽스 지수도 1.41% 올랐다.
미 대선이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유지로 윤곽이 잡히자 아시아 증시는 지난주부터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지난주 6.59%, 코스닥 지수는 5.57%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각각 2.72%, 5.87% 상승했다. 아직까지 트럼프의 불복 선언 등 불확실성 요소가 남아있지만 시장은 현 상황을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최적의 상태) 국면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화당 상원, 민주당 하원의 분점 정부 형태는 이제 골디락스 구도로 인식되고 있다"며 "대규모 재정부양 기대가 후퇴한 것에 비례해 미국 대형 기술주에 대한 규제 압박도 경감됐고, 가라프게 상승하던 금리도 제동이 걸리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던 성장주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인식 확산은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 달러 약세, 이머징 통화 강세로 현재 발현 중"이라고 덧붙였다.
돌아온 외국인…우상향 기대, 상승폭은 제한적
코스피의 빠른 상승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 영향이 가장 컸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을 1조3580억원 순매수하며 7월 이후 3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고, 지난 한 주 동안에는 2조1250억원을 사들였다. 주간 순매수 규모로는 2015년 4월 이후 최대치다. 특히 미 대선 직후 바이든 후보의 우세 분위기가 강했던 5일에는 코스피 1조1411억원, 코스닥 시장에서도 269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국내 증시는 연말까지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되나 지난 8~9월처럼 가파르게 오르진 않을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약할수록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할 가능성이 높은데, 외국인 투자가들의 대선 이후 국내 주식시장 순매수 규모가 확대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8~9월의 과열 국면이 해소되고 연말까지 완만한 우상향이 예상되지만 상승세가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는 반도체, 2차전지, 인터넷, 제약·바이오 등 수출·성장주에 집중됐는데, 펀더멘털 모멘텀이 강했지만 심리, 수급 등 노이즈에 억눌려 있었던 대표적인 업종"이라며 "향후 코스피의 상승 추세가 재개된다면 이들 업종이 주도주로서 시장을 이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호재 선반영…"2400선 이상 추격매수 자제"
다만 시장이 미 대선이라는 이슈를 충분히 반영한 만큼 지속적인 안도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트럼프의 대선 불복 및 법원 판결 등은 결과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동안 증시가 악재보다 호재에 긍정적으로 반응해온 만큼 추격 매수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코로나 장기화 및 폭증세, 봉쇄조치 강화와 경기회복 속도 둔화 부담 등은 단기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는 변수로, 상승 추세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는 방향성에 근거한 비중확대 전략은 유효하다"면서도 "다만 단기적 상승 속도를 감안할 때 추격 매수 보다 조정 시 분할매수가 유리하며, 코스피 2400선 이상에서의 추격 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안도랠리 기대가 높지만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악재성 재료가 유입될 경우 지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이를 감안해 적극적인 시장에 대한 대응 보다 당분간 외국인의 수급이 집중되는 일부 테마성 종목과 업종 중심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