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시장이 침체했지만 우리나라 백화점 고객들의 명품 선호 현상은 더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명품시장의 주 고객층으로 '2030 세대'가 새롭게 부상하며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3일 주요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 간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6%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21%, 신세계백화점 36.9%, 현대백화점 35.4%, 한화갤러리아가 29%가 늘었다. 백화점의 명품매출 신장을 이끈 것은 2030의 젊은 세대로 다른 세대를 크게 앞질렀다. 롯데, 신세계, 현대에서 20~30대 매출 비중은 각각 48%, 70.1%, 50.6%로 높았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롯데 14%, 신세계 30%까지 올랐으며, 현대와 갤러리아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명품시장은 코로나19에도 여전히 꺾이지 않는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지난 2일 자로 주요 상품 가격을 올리기 전에 인상 소식이 돌면서 아침부터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가장 인기가 많은 클래식백 스몰의 경우 769만원에서 785만원으로, 같은 모델의 미디움 사이즈는 846만원에서 864만원, 라지는 923만원에서 942만원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굳건한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
명품이 백화점 실적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자 각사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고 공간을 리뉴얼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8월 강남점을 리뉴얼하고 명품매장으로 꾸몄다. 회화부터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 등 곳곳에 미술품을 상설 전시하고 판매도 진행했다. 리뉴얼 직후 한 달 동안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4층 럭셔리 남성층에 구찌맨즈, 발렌시아가맨즈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갤러리아광교는 지난10월 경기권 최초로 디오르(Dior)를 입점시키는 등 하반기부터 럭셔리 명품 부띠끄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신규 VIP 고객 확보를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고메이494 한남'을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잠실점 에비뉴엘 1층에 명품브랜드 루이비통 여성 전문 매장을 새 단장해 선보였다. 내년에는 명동 본점 1~3층을 개편할 예정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잘 나오기 위해선 공간 구성보다는 경쟁력 있는 명품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유독 명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은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보복소비' 명목으로 명품을 구매하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또, 해외에서 명품을 사던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제품을 구매하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고객 라운지.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