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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관심밖 연금펀드, 요즘 성과 좋다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 1년 수익률 ‘88%’
VIP운용이 자문하는 KTB 연금펀드 두각
2020-09-10 13:30:00 2020-09-10 15:28:02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번갈아 급등하는 주식종목에 눈이 팔린 투자자들에게 장기투자가 필수인 연금펀드가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지금은 장기투자가 홀대 받을 수밖에 없는 시기다.  
 
또한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투자자들도 과거 액티브 펀드 위주의 적립식 투자에서 벗어나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 등으로 투자자 본인이 직접 운용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연금저축 계좌와 퇴직연금에서 ETF, 리츠 등을 매매할 수 있게 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운용 수단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은퇴자금의 특성상 장기간 꾸준하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게 안 된다면 예전처럼 믿을 만한 액티브 펀드를 선택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최근 연금펀드와 퇴직연금펀드 중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주인공은 누구인지 살펴보자.  
 
펀드 투자자들이 기준으로 삼는 1년 수익률에서는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 펀드가 1위에 올라 있다. 1년 수익률로 80%를 넘긴 펀드는 이것 하나뿐이다. 6개월 수익률도 1위다. 
 
연금펀드는 물론 퇴직연금펀드 순위도 1위인데 대부분 모펀드 아래 자펀드, 즉 패밀리펀드로 운용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출처: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 펀드는 출시 이후 잠깐 오름세를 탄 후 2018년부터 한참을 고전하다가 올해 코로나 폭락 이후부터 크게 상승했다. 펀드 운용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이다. 증시 트렌드에 따라 성과가 크게 엇갈리는 섹터펀드의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펀드가 많이 투자하고 있는 편입비중 상위종목은 시가총액 순서가 아니라는 점이 특별하다. 8월9일 기준 상위종목의 면면을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씨젠이 1~4위에 올라 특이점이 없는 것 같지만 그 다음부터가 다르다. TIGER헬스케어 ETF가 5위, 그 뒤로 동국제약, 유한양행, 에스티팜 순서다. 
 
이 펀드의 종목 선정과 운용 방식에 대해서 참고할 만한 사항이 운용보고서에 실려 있다. 보고서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장기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CMO(바이오의약품 대행생산) 업체를 예로 들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기지 다변화 정책으로 국내 CMO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4위의 씨젠도 마찬가지. 신약 개발보다는 확실하게 매출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약을 개발하는 SK바이오팜이 증시에 상장돼 의미 있는 거래가 처음 발생한 날짜가 보고서상 마지막 운용일인 7월6일이었으므로, 다음 운용보고서에도 SK바이오팜이 상위에 없을 경우 이와 같은 해석엔 더욱 무게가 실릴 것이다. 
 
다만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 펀드는 1년 수익률에 비해 2년 수익률 23.55%, 3년 수익률 87.89%, 5년 수익률 73.60%로 장기성과가 부진한 것을 볼 수 있다. 바이오 등 성장주에 투자하는 섹터펀드는 기복이 심한 편으로 성과가 계속 쌓이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추적하면서 성과가 좋을 때 갈아타는 전략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3개월, 6개월 성과에서는 KTB자산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KTB자산운용이 VIP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두 펀드, KTB VIP스타셀렉션 펀드와 KTB VIP밸류 펀드가 3개월 30% 수익률을 넘기면서 상위에 올라 있다. 이중 KTB VIP밸류 펀드는 연금펀드와 퇴직연금펀드 모두 운용되고 있지만 KTB VIP스타셀렉션은 퇴직연금만 나와 있다. 
 
이 펀드에 자문하는 VIP자산운용은 가치투자에 뿌리를 둔 운용사로 유명하다. 자문사 시절부터 여러 공모펀드에 자문을 한 이력도 갖고 있다. 두 펀드의 자문을 맡고 있는 박성재 VIP자산운용 팀장의 경우 성장성이 큰 가치주 투자에 관심이 많아 그동안 전기차, 반도체소재, 5G 관련주 등을 발굴, 펀드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펀드의 편입 상위에는  엘앤씨바이오, 한솔케미칼, 이엔에프테크놀로지, SKC 등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과 현대모비스, 현대차우 등 전통적인 가치주가 함께 포진하고 있다. 최근에 비중을 높인 유니테스트는 이달 들어 급등세를 나타내 종목 선정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도 했다. 
 
KTB의 연금펀드, 퇴직연금펀드도 오랜 기간 고전하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에 두각을 나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밖에 연금펀드 중에서 1개월, 3개월 단기 운용성과로는 우리중소형고배당 펀드가 1위에 올라 있다. 카카오와 NAVER이 편입비중 1, 2위 종목인 펀드다. 정부의 뉴딜펀드 조성 발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쪽에서는 IBK퇴직연금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가 1개월 수익률 9.31%로 1위다. 이름처럼 주로 명품과 고가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다. 루이비통으로 유명한 LVMH 비중이 가장 크고 테슬라와 페라리가 그 다음이다. 케링, 에르메스, 몽클레어 에스티로더 등도 주요 투자종목들이다. 
 
명품펀드로는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가 유명하다. 1개월 수익률에서는 3.32%로 뒤져 있으나 1년 성과에서는 25.77%로 14.70%에 그친 IBK의 펀드를 10%포인트 이상 앞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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