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업휴지보험' 소송 급증…"해결방안 고심 중"
보험연구원, '기업휴지보험금 지급에 관한 해외 소송 쟁점 및 현황' 발표
입력 : 2020-07-12 12:01:00 수정 : 2020-07-12 12:01:00
12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프랑스 법원이 보험사 악사(AX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음식점 업주인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전 국민 이동금지령 8일째인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의 거리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코로나19로 전 세계 기업휴지보험(BI)의 보험금 청구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 법원이 코로나 확산에 따른 정부의 영업중단 명령을 보험금 지급요건이라고 판결해 향후 미국, 영국 등 각국 소송 결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12일 보험연구원 소속 손민숙 연구원은 '기업휴지보험금 지급에 관한 해외 소송 쟁점 및 현황' 보고서에서 "프랑스 법원이 보험사 악사(AX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음식점 업주인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며 "정부의 강제폐쇄명령이 보험계약상 담보위험 범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2개월의 영업이익 손실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피고 보험회사인 악사는 정부의 강제폐쇄명령이 있었다 하더라도 테이크아웃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사업장이 폐쇄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감염병은 일반적으로 면책사항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지만, 법원은 보험약관상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는 프랑스만 겪고 있는 일이 아니다. 미국 연방법원에는 101건 이상의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집단 소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369개의 기업이 영국 보험사 히스콕스(Hiscox)를 상대로 약 5800만 달러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히스콕스는 코로나 규모가 커 민간 보회사가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주장이다. 
 
기업휴지보험 소송의 핵심 쟁점은 '재산상 물적 손해'의 발생 여부다. 감염병으로 인한 영업 중단은 대부분 물적 손해가 인정되지 않아 보험금 지급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반면 소송을 제기하는 계약자들은 바이러스가 건물 내·외부를 오염시킴으로써 잠재적인 재산 교체, 오염 제거 비용, 업무중단 손실 등의 물적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또 면책사항 해당 여부가 쟁점이다. 바이러스에 의한 물적 손해를 입증하더라도 감염병은 기본적으로 면책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책사항으로 감염병 또는 팬데믹이 명확하게 약관에 규정돼 있지 않아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적 손해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 보험상품은 담보위험의 범위에 대한 논쟁이 있다. 정부의 강제폐쇄명령으로 영업을 중단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한 보험계약에서 강제폐쇄명령의 목적이 '감염병 예방을 위한 경우'가 포함하는지가 쟁점이다. 
 
다만 보고서는 보험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보장범위를 확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법원의 판결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던 보험사 악사는 약관의 모호성을 인정하고 보험금 지급으로 입장을 변경한 상황이다. 
 
특히 사법부의 판단 외에도 입법부와 행정부가 기업휴지보험 분쟁과 관련한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개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뉴저지 등 8개 주에서는 면책요건을 무효화하고 보험금 지급을 소급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손민숙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기업휴지보험 분쟁은 일률적 판단이 어렵고, 보험계약자 보호와 보험사 사업 연속성 간의 균형이 중요한 사안"이라며 "유럽위험관리협회(FERMA)는 기업휴지보험 관련 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이해당사자들과 협의를 시작했는데 각국 기관과 보험업계가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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