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쏟아지는 한계기업 '생존기로')⑥끝 안보이는 '도미노 위기'…흔들리는 기간산업
벼랑 끝에 선 자동차·부품·철강
'유동성 늪' 빠진 쌍용차…실적 부진으로 대주주 마힌드라 매각 수순
車업계 불황 직격탄…만도·현대제철, 한 해 빚 갚기도 어려운 상황
입력 : 2020-06-23 09:30:00 수정 : 2020-06-23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16: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경쟁력 약화라는 기저질환에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내 대표 기업들도 속절없이 한계기업으로 추락하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기업' 규모가 사상 최대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에 직면, 생존을 위협받는 기업은 더욱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IB토마토>는 디스플레이·전자·반도체·유통·외식·건설·항공·해운·조선·석유·화학·자동차·부품·철강 등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처한 심각한 한계상황과 이중·삼중고의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는 생존전략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노태영 기자] 올해 초부터 전 세계로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는 대한민국 기간산업인 자동차, 부품, 철강 업종을 밑바닥부터 흔들고 있다. 한때 반도체와 함께 수출 쌍두마차였던 자동차 판매 급감은 여기에 납품하는 부품 및 철강사들에게도 직격탄을 안겼다. 체력이 떨어진 대다수의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률이 추락하면서 한계 상황에 내몰릴 위험에 처했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1~5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133만51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 기간 현대차(005380) 생산량은 60만8661대로 지난해보다 17.8% 감소했다. 기아차(000270)는 49만2658대로 21.1% 줄었다. 한국GM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1.5% 감소한 13만6187대, 르노삼성차는 5만2217대로 23.4% 줄었다. 쌍용차(003620)(3만8267대) 생산량 감소 폭은 37.1%로 가장 컸다.
 
수출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반 토막 나면서 약 17년 만에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은 작년 5월보다 57.6% 급감한 9만5400대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 대수가 10만대를 밑돈 것은 2003년 7월(8만6074대) 이후 16년 10개월 만이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 수출은 해외 주요 완성차 공장들의 가동 중단 연장으로 66.7% 감소한 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쌍용차, 이자보상배율 3년 연속 마이너스 '한계기업'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쌍용차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7% 줄어든 6492억원, 판매대수는 30.4% 줄어든 2만4139대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액은 986억원으로 전년 동기(278억원) 대비 3배 이상 적자폭이 확대됐다.
 
재무 안정성은 최악이다. 기업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2017년 -71.03배에 이어 2018년 -66.57배, 2019년 -56.05배로 영업손실에 따른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어야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1미만이면 한 해 번 돈으로 한 해 이자도 다 갚지 못하는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간주한다. 쌍용차처럼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은 한계기업으로 판단한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쌍용차의 경영권 지분 74.65%를 보유한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두 손을 들었다. 추가 자금 지원 등 적극적인 구제보다 매각 쪽으로 무게를 두면서다. 마힌드라그룹이 코로나19 여파로 지원하기로 했던 2300억원 중 400억원의 특별자금만 지원하며, 쌍용차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산업은행은 쌍용차의 경우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쌍용차 노사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지하고 솔직하게 고민하길 바란다"라며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상여금 반납, 복지혜택 축소 등의 자구책을 내놨다. 지난 4월에는 노사 합의로 임금을 동결했다. 부산물류센터를 263억원에, 서울서비스센터를 1800억원에 매각했다.
 
자동차 부품사 만도, 실적 악화로 올해 잠재적 부실기업 전망
 
자동차 업계가 장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품사 역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잠재적 부실기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한라그룹 자동차 부품사인 만도(204320)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만도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1조3101억원, 영업이익은 185억원으로 각각 7.4%, 4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5억원으로 48.9% 줄었다.
 
만도의 연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건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중국 매출액이 전년대비 42%나 줄었고, 현대자동차그룹과 중국OEM에 납품하는 부품관련 매출도 각각 55%와 34% 줄어든 탓이다.
 
코로나19 확산의 발원지인 중국지역 공장의 셧다운 여파에 관련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2018년(4.8배)과 2019년(4.5배) 비교적 견실했던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0.9로 1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를 갚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1% 감소한 1조83억원, 영업손실은 948억원으로 적자전환을 기록할 것"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판매 부진 지속에 따른 판매 감소와 국내 인력 구조조정 및 중국 플랜트 통합 관련 1회성 비용 약 600억원이 반영되며 당초 전망 대비 영업적자폭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 자동차 산업 여파…지난해 이자보상배율 1로 떨어져 
 
철강업계 역시 자동차 산업 침체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철강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포스코(005490)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4% 줄어들었다. 2분기 전망도 69.1% 급감한 3306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004020)은 2분기 영업손실 21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체철의 경우 이자보상배율은 2017년 4.4배, 2018년 3.1배에서 2019년 1배로 내려갔다. 한 해 돈을 벌어 한 해 빚을 겨우 갚는 셈이다. 이 또한 앞으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예상은 0.5배로 잠재적 부실기업에 한 발 더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가격 상승과 철강업체 주가 반등이 함께 나타나며 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벗어날 듯한 기대감이 형성됐지만, 철광석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철강 경기에 변화가 없는 만큼 추가적인 업종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내 철강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철강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여름철 비수기, 실물경기 개선 추세를 고려할 때 철강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적다"라고 덧붙였다.
 
노태영 기자 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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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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