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생명보험 표준약관 개정'…코로나19, 재해보험금 받는다
입법조사처, '생명보험 표준약관 개정' 늑장대처 지적
입력 : 2020-04-03 12:08:26 수정 : 2020-04-03 12:08:26
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단계에 돌입하면서 국내 보험업계는 코로나19의 재해 인정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로 폐쇄된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 표준약관 개정작업에 소홀해 보험사의 코로나19 재해보험금 지급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코로나19를 재해로 인정하도록 표준약관을 신속히 바꾼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3일 "보험업계는 코로나19로 진단시 재해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대한 보상여부를 명확히 하도록 생명보험 표준약관 재해분류표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코로나19 관련 보험약관상 재해보험금 지급문제 및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통상 보험사는 금감원이 보험상품의 표준약관을 변경한 후 보험사의 개별 상품에 대한 약관 변경을 진행한다"며 "보험사마다 다른 코로나19의 재해보험금 기준은 '감염병예방법'이 변경 시행됐음에도 금감원이 표준약관 개정을 하지 않아 나타난 혼선"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단계에 돌입하면서 국내 보험업계는 코로나19를 재해로 인정할지가 이슈다. 통상 재해보험금은 질병보험금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다. 어떤 보험사는 코로나19를 재해로 인정해 재해보험금을 지급하고, 다른 보험사는 불인정해 재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이 혼선은 상위법인 감염병예방법이 올해 1월1일자로 개정 시행하면서 시작했다. 코로나19는 개정 시행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제1급감염병에 해당한다. 1급감염병은 생물테러감염병 또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의 우려가 커 음압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을 의미한다.  
 
감염병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신종감염증후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이 올해 새롭게 1급감염병에 포함됐다. 코로나19는 신종감염증후군으로 분류돼 1급감염병에 해당한다. 현행 생명보험 표준약관상 재해분류표는 이 같은 제1급감염병을 재해로 규정하고 있어 재해보험금 지급 대상이다.  
 
문제는 생명보험 표준약관상 재해분류표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이하 KCD)'다. KCD는 U코드에 해당하는 질병은 재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KCD를 기준으로 하면 코로나19의 질병분류기호는 'U07.1'이기 때문에 재해보험금 지급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개별보험사마다 혼선을 빚고 있다. 어떤 보험사는 코로나19를 1급감염병으로 인정해 재해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다른 보험사들은 신종감염병증후군의 경우 앞으로 새롭게 발생할 모든 신종감염병을 포괄하는 개념이어서 위험률 측정이 불가능하고, U코드에 해당해 재해 보장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코로나19는 재해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는 감염병예방법 규정에 따라 보험약관 표준약관 재해분류표에서 인정하는 재해이며, 페스트와 같이 우연한 외래의 사고이며 급격성을 지니고 있는 재해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표준약관을 빠르게 개정하지 않는 금감원의 책임이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의 규정을 관련법과 비교해 개정해야 하는 이번 작업은 개별보험사의 모든 상품을 심사하는 내용이 아닌 만큼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창호 입법조사관은 "생명보험사가 코로나19를 재해분류표 상 면책사유인 U코드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경우 보험약관이 상위법인 감염병예방법 개정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상황이어서 금감원의 조속한 표준약관 개정작업이 필요하다"며 "약관이 불명확할 때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작성자 불이익 원칙상으로도 코로나19는 재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보험업계가 코로나19 진단시 재해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생명보험 표준약관 재해분류표 개정을 신속히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신속히 표준약관을 손보기로 한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보험사의 재해보험금 지급 기준의 혼선이 줄어들 전망이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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