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장가치 산출에 문제있다"…교보생명, 딜로이트 안진 고발
주주 분쟁 장기화로 유무형적 손해…"딜로이트 본사에도 손해배상 소송할 것”
입력 : 2020-03-31 17:25:44 수정 : 2020-03-31 17:25:44
교보생명 전경. 사진/교보생명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기구(Public Company Accounting Oversight Board?PCAOB)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FMV(공정시장가치)'를 산출하는데 있어 준수해야 할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31일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적정 FMV 산출하는데 있어 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로 인해 주주간 분쟁이 장기화하며, 경영 안정성과 평판이 저하되는 등 유무형의 영업상 손해가 발생해 회사 차원에서 PCAOB에 고발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딜로이트 글로벌(Deloitte Touche Tohmatsu Limited)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소송 준비를 마쳤고 곧 소장을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회계법인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과 징계 수위가 높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번 사태는 교보생명과 FI들과 맺은 주주간계약에서 비롯된다. 교보생명은 2012년 9월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지분 24.01%를 약 1조2000억원에 매각했다. FI는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IPO가 지연되면서 시작됐다. FI들은 교보생명의 IPO가 이뤄지지 않자 2018년 10월 23일 풋옵션을 행사했다. 딜로이트가 산출한 가격은 주당 40만9912원으로 약 2조원 규모다. 그러나 신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 유효성에 문제가 있음을 근거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측은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서 중재 절차 중이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풋옵션 행사 시점의 FMV를 잘못 산출했다는 입장이다. 딜로이트는 풋옵션 행사시점인 2018년 10월23일이 아닌 2018년 6월 기준 직전 1년의 피어그룹 주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간에는 삼성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주요 피어그룹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가 포함돼 있다. 이에 딜로이트가 산출한 가격은 주당 40만9912원인데 풋옵션 행사 가격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교보생명 측 입장이다.  
 
이번 고발과 소송 조치는 교보생명이 '회사의 영업손실 최소화를 위한 검토사항'을 통해 공시한 내용이다. ICC 중재 판정부가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주장을 모두 수용해 최대주주에게 주당 40만9912원에 매수하라고 판정하고, 최대주주가 충분한 자금조달을 하지 못하는 상황마저 동시에 발생할 경우,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는 금융당국 공시 의무 대상에 해당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번 고발 조치와 향후 진행될 소송 또한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기업가치의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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