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자본적정성 불안' 한화손보…악재다발 속 수익성 개선 요원
코로나19 확산·제로금리 등 보험 업황 최악
지급여력비율(RBC 비율) 개선 힘들어
입력 : 2020-04-01 09:10:00 수정 : 2020-04-01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6: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의 자본적정성 지표에 대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상증자와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자본적정성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모기업인 한화생명(088350)의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데다 이자지급 부담으로 인해 자본성증권 발행도 쉽지 않아 보인다. 수익성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인한 경기변동성 확대 등은 한화손해보험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여기다 최근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어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구상권을 청구했다가 여론의 공분을 산 사건으로 불매운동 조짐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의 별도 기준 지난해 RBC 비율은 181%로 1년 전보다 14.1%p 하락했다. RBC 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에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100% 미만이 될 경우 자본금 증액 요구 등 적정시기조치가 내려진다.
 
RBC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되는데 가용자본은 자산이 증가하거나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 좋아지면 커지기 때문에 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과 수익성 개선이 중요하다.
 
한화손해보험 RBC 비율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한화손해보험은 RBC 비율이 2014년 154.4%, 2015년 165%, 2016년 153.1%로 권고 기준인 150%에 근접하다가 2017년 11월 1997억원의 유상증자 후 RBC 비율은 180.7%까지 올랐다. 2018년에는 신종자본증권 1900억원과 후순위채권 3500억원을 추가 발행하며 RBC 비율이 195.1%까지 상승했지만 2019년 당기순손실을 기록, 다시 180.1%로 떨어졌다.
 
한화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금융감독원의 권고 기준보다는 높지만 2016년 210.3%, 2017년 224.3%, 2018년 223.6%, 2019년 9월 말 251.1% 등 200%를 훌쩍 넘는 손해보험사 평균에 비하면 한참 낮다.
 
RBC 비율을 올려야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가용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당기순이익은 2017년 이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5년 당기순이익 953억원에서 2016년 1122억원, 2017년 1492억원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8년 823억원, 2019년에는 -61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한화손해보험은 그동안 보험영업이익보다는 투자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왔다. 보험영업이익은 2015년 -2595억원, 2016년 -2826억원, 2017년 -2455억원, 2018년 -3674억원, 2019년 -5385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투자영업이익은 2015년 3868억원, 2016년 4282억원, 2017년 4551억원, 2018년 4900억원, 2019년 465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을 낸 지난해의 경우 수익성의 바탕이 됐던 투자영업이익이 저금리 기조 탓에 전년 대비 5.1% 줄어들었다. 보험영업이익은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크게 상승했고 이로 인해 재보험사(보험회사의 보상 책임을 분담해 주는 보험사의 보험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늘어 순사업비율이 오르면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문제는 수익성 부진이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투자영업이익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내리며 제로금리 시대로 돌입, 지난해보다 운용수익을 내기 더 어려운 환경이 됐다.
 
보험영업이익도 타격이 예상된다. 회사의 주력 상품인 장기 인보험의 경우 보험영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법인보험대리점(GA) 등의 판매채널 관련 비용 상승이 예상, 수익성 저하가 전망되는데다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로 인해 인보험 가입 감소와, 보험계약 유지율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화손해보험은 경영실태평가 결과 보험리스크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현재 경영관리대상에 편입돼 금융당국으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는데 이로 인해 올해 실손의료보험료와 자동차보험료를 타사에 비해 더욱 많이 인상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손해율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타사에 비해 비싸진 보험료로 인해 영업 자체가 축소되는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더구나 최근 발생한 초등학생 대상 구상권 청구 논란으로 불매운동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보험영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전처럼 유상증자나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모기업인 한화생명 역시 제로금리로 인한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자본성증권 발행은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을 더 떨어뜨릴 수도 있어 활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우려는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화손해보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대상에 올렸으며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 무보증 후순위사채, 신종자본증권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노지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보험영업 부문에서 적자폭 확대와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으로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전망인 점과 수익성 저하로 지급여력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 여부가 불확실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화손해보험은 손해율 관리, 조직개편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위험손해율 개선에 힘쓰고 내부적으로 임원 수를 줄이는 등의 조직 슬림화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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