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금융사고, 누가·얼마나 책임져야 하나
입력 : 2020-02-14 06:00:00 수정 : 2020-02-14 06:00:00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금융사고는 금융이 도입된 이후 자주 일어났다. 미시적 측면에서 금융은 차입자에게 현재 소득으로 불가능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후생을 증가시킨다. 대부자의 경우, 현재 소비하지 않고 남은 부분을 저축해 대부하게 되므로, 미래에 받을 대부액과 시장이자율이 더해지면서 두 번의 후생 증가가 발생한다. 거시적 측면에서 금융은 금융행위 과정으로 자금의 세분화를 통해, 투자를 더욱 용이하게 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성장·발전에 기여한다.
 
그러나 금융의 역기능도 존재한다. 금융중개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잉여자금이 건전하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투자되지 않거나, 부실하고 비효율적인 부분으로 유입되면 경제성장과 균형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금융위기 가능성도 존재한다. 갈브레이스(Galbraith)는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불확실성이 가득한 금융제도가 사람들의 투기적 환상(speculative euphoria)을 자생적으로 조장하기 때문이라고도 봤다. 여기에 최근들어 각종 보안문제, 불완전 판매 등의 사고들도 발생 중이다.
 
통화옵션계약(KIKO·키코)는 2007년 금융위기 당시 기업에게 판매를 한 부분이다. 환율변동성을 예상해 하한과 상한 사이에서 움직인다면 기업에게 환리스크를 헤지(Hedge)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면 환율이 상한을 벗어나면 환차손이 발생해 기업체가 흑자도산할 수도 있다. 2013년 대법원은 키코가 사기 상품은 아니라면서도 일부 불완전판매를 인정했고, 이에따라 일부 은행이 23개 기업에 배상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10년이 지나면서 배상청구권 소멸시효가 만료됐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4개 기업에 대해 불완전 판매를 이유로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적용하는 기본 배상비율(30%)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기업별로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기본 배상비율 기준과 가감요소도 경제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여기에 수출기업 입장에서 환율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재무담당자들은 리스크나 포지션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을 선택한다. 은행이 불완전판매한 것에 대해서도 소멸시효가 지났다. 도덕적인 측면에서 일부 배상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일부 책임도 피하기 어렵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이 은행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한 부분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DLF가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국가의 경제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영국은 브렉시트, 독일은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익과 손실의 비대칭성을 이해하지 못한 기관투자자는 없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불완전 판매를 제외하고, 인당 2억원 이상이나 투자하는 경우 제대로 된 분석을 하지않고 투자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 배상비율이 80%까지 올라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파생상품시장은 누가 100만큼 이익을 내면, 나머지는 그만큼 잃어야 하는 시장이다. 그런데 손실액의 최대 80%나 금융당국이 헤지를 해준다면, 고수익을 원하는 리스크 선호자들은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은행의 상품 심의·승인 등 내부통제가 잘 되지 않고, 불완전판매를 한 책임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내부통제에 대해 CEO에게 책임을 묻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시행령만으로 중징계를 내린 부분에 대해 감독당국과 금융기관 사이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brainkim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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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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