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숨은 지뢰)①정부 '소부장' 밀어주기, 주가부양 효과는 ‘글쎄’
손실 일부 보전, 운용사는 부담…“정부 기대만큼 투자될지 의문”
입력 : 2020-01-28 01:00:00 수정 : 2020-01-28 01: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올해 코스닥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른바 '소·부·장'이 한편으론 새로운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금 유입을 유도하고 있으나 개별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나친 기대감이 향후 주가 급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27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소부장 기업 중 증시에 상장한 곳은 16곳으로, 이 중 5곳은 현재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2019년 3분기 기준) 전년보다 이익이 증가한 기업들도 있는 반면 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거나 적자로 전환한 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소부장 펀드를 조성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P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등 3개사가 10여 곳의 판매사를 통해 소부장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각 운용사별로 약 250억원의 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이 펀드는 총 8개의 소부장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똑같은 비율로 재투자하는 공모재간접펀드다. 공모운용사 3곳이 한국성장금융과 함께 매 분기 사모펀드의 성과와 위험을 모니터링하면서 투자자산 평가 방법, 자금 회수 현황 등을 점검하고 운용의 적정성을 검토하게 된다.
 
이번 소부장 펀드의 가장 특징이라면, 투자자들의 손실을 30%까지 보존하도록 한 부분이다. 사모운용사들이 펀드마다 3억원을 후순위로 출자하고, 한국성장금융투자가 성장사다리펀드에서 300억원을 중순위로 출자해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분의 약 30%까지는 후순위와 중순위 출자자들이 먼저 흡수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다.
 
대신 4년 폐쇄형 펀드로 묶어 중도환매가 불가능하고, 연 5% 이상의 성과에 대해서는 출자에 참여한 사모운용사와 성장사다리펀드가 개인투자자보다 더 많은 비율로 가져간다.
 
하지만 여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사모운용사는 6곳에 불과하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장치가 운용사에게는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A 사모운용사 임원은 “손실을 보전해 준다는 것은 반대로 펀드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운용사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 규모도 커진다는 뜻”이라며 “코스닥벤처펀드를 만들었을 때처럼 소부장 펀드를 적극적으로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고 말했다.
 
오히려 소부장펀드가 코스닥벤처펀드와 같이 반대급부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메자닌 투자와 공모주 시장을 과열시키는 등 부정적인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B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벤처펀드 때도 그랬지만 특정 타깃을 정해서 정책을 제시하면 긍정적인 효과보다 반대 급부가 부각되곤 했다”면서 “소부장 펀드도 이런 종류의 반대급부를 불러와 전체 코스닥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소부장 펀드가 제대로 자본 공급 기능을 수행하는지, 이를 통해 펀드가 투자하는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지는 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의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소부장 펀드가 조성돼서 자금이 모이더라도 정부가 생각하는 것만큼 투자가 이뤄질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또 요즘 같은 트렌드에 누가 '알주식(보통주)'에 투자하겠는가?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히려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가 급락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면 시장에 다시 한번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소부장 기업과 소부장 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기벤처부에서 선정한 소부장 기업과, 상장하는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에게 진입요건을 낮춰준 것은 다른 얘기라 투자자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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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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