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배상 지지부진…은행연합체 구성 관건
당국 배상 조정안 수용시한 2주 앞으로…"외국계은행 참여 어려울 것" 전망도
입력 : 2020-01-27 12:00:00 수정 : 2020-01-27 12: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통화옵션계약(KIKO·키코)' 피해 기업들이 제기한 분쟁조정신청에 대해 은행의 불완전 판매책임을 인정하고 손해액 일부를 배상토록 결정했지만 후속조치는 지지부진하다. 조정안 수용 결정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은행들이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와 협상을 진행할 자율조정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7일 "배상 관련 내부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협의체 참여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배상이나 협의체 참여 관련) 결론난 게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12일 분조위를 열고 4개 키코 피해기업이 신청한 분쟁조정 관련 은행의 불완전판매 책임을 인정하는 한편 기업별로 손실액의 최대 41%를 배상토록 조정결정한 바 있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이 1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KEB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 순이었다.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통화옵션계약(키코) 관련 금융분쟁조정위원회 개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감원은 지난달 20일 결정 조정안을 대상은행 6곳과 피해기업 4곳에 발송했다. 각 기업과 은행이 1차 분쟁조정안 접수한 후 20일 내에 이를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되는 수순이었지만, 연말연시를 맞아 업무가 몰리는 점 등을 감안해 금감원이 수락시한을 내달 8일까지로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피해 기업 대상 배상 금액을 자율조정토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키코 상품을 판매한 11개 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SC제일·한국씨티·IBK기업·KDB산업·DGB대구·BNK부산은행) 중 KEB하나은행만이 "피해기업과 고통 분담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며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업무상 배임'을 이유로 협의체 구성이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키코 피해 기업들이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시효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10년 또는 기업이 문제를 인지한 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다. 이를 모두 지난 시점에서 배상에 나서는 것은, 특히나 주주이익에 민감한 외국계 은행들 입장에서는 힘들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합체에 11개 판매체(은행)가 모두 참여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채널을 하나로 해서 키코 공대위에 대응하라는 것인데, 과연 구성이 될 것인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윤석헌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은행들이 대승적으로 봤으면 한다"며 각성을 촉구한 상황에서 이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설 연휴가 지나면 연합체 구성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붕구 통화옵션계약(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금융감독원의 배상 조정결정 관련 지난달 13일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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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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