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전규안의 회계로 세상보기)비감사용역의 동시 제공과 감사품질
입력 : 2020-01-23 09:00:00 수정 : 2020-01-23 09:00: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5: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공인회계사가 제공하는 업무는 감사업무와 비감사용역으로 나누어진다. 비감사용역은 조세업무, 경영자문업무 등 감사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말한다. 2001년 말 미국의 거대 석유기업인 엔론의 회계부정 사건 때 당시 엔론을 감사했던 아더앤더슨 회계법인은 감사보수의 9배에 해당하는 비감사용역보수를 받았고, 이러한 독립성 위협요인이 감사절차 위반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더앤더슨은 2002년 해산되었고, 미국은 사베인스-옥슬리법을 제정하여 여러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그중 하나가 감사인이 회계감사를 하고 있는 기업에게 일정한 비감사용역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최근 EU 의회는 감사인의 독립성과 감사품질 강화를 목적으로 비감사용역보수를 감사보수의 70% 이내로 규제하는 법을 제정하였다. 
 
감사업무와 비감사용역의 동시 제공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감사인이 기업을 감사하면서 동시에 비감사용역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감사할 때 기업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고 대신에 기업으로부터 비감사용역을 수취할 수 있으며, 이는 부실감사를 유도하고 특정 기업에 대한 감사인의 경제적 의존도를 증가시켜 감사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한다. 
 
반면에 감사업무와 비감사용역의 동시 제공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회계감사와 비감사용역의 동시 제공은 비감사용역을 통해 얻은 기업에 대한 지식을 회계감사에 활용하는 ‘지식전이’가 발생하여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회계감사가 가능하게 되어 오히려 감사실패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찬반양론이 존재하지만 현재는 감사업무와 비감사용역의 동시 제공이 독립성과 감사품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더 큰 힘을 얻고 있으며, 따라서 감사업무와 비감사용역 동시 제공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금융감독원도 기업이 감사인에게 비감사용역보수를 과도하게 지출하는 행위는 감사인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고, 감사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신 외부감사법의 시행에 맞추어 공인회계사법도 개정되어 기업에 대한 비감사용역 제한을 강화하였다. 첫째, 비감사용역 금지대상회사를 확대하여 감사대상회사뿐만 아니라 그 종속회사에 대한 비감사용역 제공도 금지되었다. 둘째, 직무제한 비감사용역의 범위를 확대하여 매수 목적의 자산 등 실사 가치평가 업무, 자금조달 투자 관련 알선 및 중개 업무, 경영자의 역할이나 의사결정에 해당하는 업무도 금지대상 비감사용역에 포함되었다.
 
비감사용역은 회계감사에 비해 시간당 단가가 높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상대적으로 적어서 공인회계사가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법에 의해 매년 실시되는 회계감사와는 달리 비감사용역은 간헐적으로 수행되므로 감사인의 수입에 변동성을 초래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비감사용역의 동시 제공은 제한되어야 하지만 비감사용역 제공 자체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감사인이 비감사용역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인이 감사업무와 비감사용역을 한 기업에게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사인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대리작성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데, 기업의 사정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어려운 경우에 기업은 감사를 담당하지 않는 다른 감사인에게 재무제표 작성 업무를 맡기면 되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주요 회계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 감사를 담당하는 감사인이 이에 대한 조언을 하는 것은 독립성을 해칠 가능성이 많으므로 이 역시 다른 감사인에게 회계자문을 맡기면 된다. 공인회계사에 의한 비감사용역 제공은 활성화되어야 하지만 비감사용역의 동시 제공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감사업무와 비감사용역의 동시 제공에 대한 법적 규제가 잘 준수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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