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합의, 증권업계 평가는 '기대 이하'
자본시장 개방도 회의적…“기존 로드맵과 큰 차이 없어”
입력 : 2020-01-16 16:01:33 수정 : 2020-01-16 16:01:33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무역전쟁이 시작되고 18개월만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뤘다. 다만 합의내용에 대한 증권업계의 분석은 회의적이다. 이행하기가 쉽지 않고, 이미 알려진 것보다 추가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은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서명식을 가졌다. 중국이 향후 2년간 추가로 미국산 제품 2000억달러(약 231조) 규모를 더 사들이는 것이 주요 골자다.
 
지적재산권(IP) 보호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 △강제 기술이전 금지 △위조상품 근절 △외국 금융사 진출 규제 완화 △인위적 환율 절하 금지 등도 포함됐다.
 
이 중 국내외 시장에 영향을 끼칠 요인은 바로 자본시장 개방(외국금융사 진출 규제 완화)다. 이는 외국인들의 자본 유입으로 인해 중국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위안화 절상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또 국내 증시가 위안화와 연관성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그에 따른 국내 증시 상승도 기대된다.
 
이번 무역합의안에 들어있는 금융부문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금융사 부실채권 취득 및 자산운용사 라이선스 허용 △중국 금융사와 차별없는 기준 적용 △4월1일 이전 보험분야의 외국인 지분상한 제거 및 미국 보험사의 자산운용사 완전 소유 허용 △4월1일까지 외국자본한도 제거 후 증권, 펀드, 선물 참여 허가 △미국 신용평가사의 채권등급 평가 허용 등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 대한 증권업계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이미 알려졌던 내용에서 크게 추가된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은 2018년 4월 금융업 3단계 대외개방 로드맵을 제시한 후 단계적으로 금융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작년 JP모건이 외국 금융사 최초로 중국에 선물회사를 설립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중국에 새로이 유입되는 외국인 자본 규모가 이번 합의로 단기간 내 크게 늘어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1단계 무역합의에서 새로운 것이 더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중국이 제시했던 로드맵 외에 추가된 것이 없었다”면서 “이미 위안화엔 로드맵 내용이 반영돼 절상되기도 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2단계 협상에 대한 회의론도 있어 증시에 대한 장기적 전망도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이번 무역합의안에 대해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구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친 듯이 사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문제삼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다시 압박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수현 연구원도 “트럼프는 재선, 중국은 어려운 경기라는 서로의 문제 때문에 일단 협의했다는 것이 맞다”면서 “7~8월이 되면 대선 구도가 명확해지고 트럼프가 다시 중국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 역시 “2단계 및 최종합의가 미 대선 이후인데, 그 때까지 변동성은 줄겠지만 잠재적 위험 요소는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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