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화두' 시범 자치경찰제, 경찰조직 이원화 미흡"
국회입법조사처 현안분석 보고서 "제주 치안 향상으로 보기 어려워"
입력 : 2020-01-15 16:38:58 수정 : 2020-01-15 16:38:58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이 통과돼 경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범자치경찰제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시범운영으로는 경찰 이원화가 미흡해 자치경찰제의 취지를 실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치경찰제 도입 당정청 협의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자치경찰제는 수사권 조정 확립을 위해 요구되는 경찰 개혁 중 하나로, 이번 현안 분석이 향후 입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8년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자치경찰제도 도입안을 마련했고, 지난해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발의돼 계류 중이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인 '제주자치경찰 확대 시범운영 현황 및 개선방향'에서는 "실제 이원화안이 반영되지 못했고, 동일 지역에서의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이원화는 신속한 현장 대응 미흡과 중복출동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이원화 시범운영으로 국가경찰 단일체계에 비해 제주 지역 치안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범운영대로라면 국가경찰 외에 자치경찰 설치를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주민 친화적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기본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중대·긴급한 112신고 사건은 국가경찰이 출동하고, 긴급하지 않은 일반사건은 자치경찰이 출동하는 것으로 구분해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동일 지역에서 현장 경찰조직을 동시에 운영하다 보니 중복 출동, 출동 지체의 문제가 상시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예를 들어 비긴급신고로 주취자 난동신고를 받고 자치경찰이 출동했지만, 현장에 도착해보니 국가경찰 소관인 폭행과 상해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허다해 국가경찰이 다시 출동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고도 분석했다.
 
그러면서 "협약을 통해 전담사무와 관계없이 현장 조치하도록 개선했지만,  자치경찰의 출동사무를 국가경찰이 대신 출동한 경우 그 출동은 국가경찰 출동 건수로 산정돼 각자 처리하는 범죄 발생 현황 등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원화안은 자치경찰의 자치경찰본부, 자치경찰대, 자치지구대의 3단계 구조를 제시하나, 실제 제주자치경찰본부와 제주자치지구대 등 2단계 구조의 시범운영에 그쳐 이원화안을 반영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향후 이원화안이 완료된다면 제주자치경찰대 신설, 제주자치 지구대, 파출소의 추가 편성과 국가경찰의 추가 이관이 필요하므로 이에 대비해 실질적인 인력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국민의 접근성이 가장 큰 112신고를 처리하는 업무를 누가 수행할지에 대해서도 이원화 또는 일원화 방안 등을 검증해 입법단계에 앞서 합리적인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주민투표 등을 통해 현행 국가경찰에서 자치경찰로의 변화 수용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제주도에서는 2018년 4월부터 향후 자치경찰의 전면도입에 앞서 선제적인 검증 평가를 목적으로 제주자치경찰 확대 시범운영이 실시되고 있다제주자치경찰에 국가경찰을 단계적으로 파견해 국가경찰과 제주자치경찰이 제주 전역의 치안사무를 분담해 처리하도록 하는 등 제주자치경찰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확대 시범운영을 통해 국가경찰은 제주지방경찰청경찰서지구대파출소로 구성됐고, 자치경찰은 제주자치경찰단과 자치지구대파출소로 편제됐다.
  
자치경찰제는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부, 청와대 측 인사가 참석한 당·정·청 협의회에서 더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당시 행안부 장관이었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직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두 가지 숙제가 남았다"라며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안과 경찰개혁 법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자치법은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 가 있다. 경찰은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행정경찰과 수사경찰로 나눔으로써 견제와 균형을 기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지난해 11월 제주자치경찰단(단장 고창경)을 방문해 자치경찰제의 전국 확대 시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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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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