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정책으로 보는 은행권 내년도 경영화두 '안정'
"경기 안좋을 때, 안정인사 경향"…대출성장 목표 하향하고 리스크 관리에 역점
입력 : 2019-12-23 15:08:16 수정 : 2019-12-23 15:11:25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신한·KB·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지주사가 연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속속 단행하는 가운데 내년도 경영 화두를 '안정'에 맞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직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대부분 기존 CEO 연임을 택했고, 내부 정책들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3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금융권 인사는 안정적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증권가를 중심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여파로 은행권의 내년도 순이익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은행들은 글로벌 진출·비이자수익 확대 노력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보인다.
 
각 사가 처한 특수한 환경도 대폭적인 변화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조용병 회장이 안고 있는 '법률 리스크'가 문제다.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여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3년·벌금 500만원을 구형한 가운데 내달 22일 법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금융이 계열사 사장들의 대폭적인 교체를 선택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KB금융·하나금융의 경우에도 윤종규·김정태 회장이 각각 임기를 1년 가량 남겨놓은 상황에서 조직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인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KB금융은 최근 안정에 초점을 맞춘 계열사 사장단 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KB금융은 지난 20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금년 말 임기가 만료되는 7개 계열사 대표이사 전원을 후보로 재선정했다. 이번주 중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이는 하나금융도 소폭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19일 개최한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자회사 CEO 교체대상 8명 중 7명의 연임을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 관련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의위 결과가 나온 후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정의 바탕에는 금융업을 둘러싼 대내외 악재들도 자리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발표한 '2020년 은행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경쟁 심화와 소비자보호 관련 비용상승 및 수수료 관련영업 위축, 대손비용 상승 가능성 등으로 인해 내년도 국내은행 수익성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 7% 전후로 하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가 각 금융사 CEO 인사에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 KB금융 대추위 측은 "국내경제의 저성장 고착화와 초저금리시대가 도래한 환경 하에 지속가능성장 기반을 공고화해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검증된 실행력을 보유한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안정추구' 분위기는 은행권이 내년도 대출성장 목표치를 하향조정 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펼치고 있고 기업대출의 경우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우려가 높아지는 등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기 보다는 우량자산 선별을 통한 리스크 관리, 나아가 돈줄 조이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내년도 국내은행 대출증가율이 올해 상반기(6.1%)나 전체 예상치(5% 중·후반)보다 낮아진 5%대 초·중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온다.
 
(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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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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