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건-최선희' 라인 제안하며 "북, 기회 잡아야"
비건 "싱가포르 합의진전 노력"…양측 의견조율 쉽지 않을 듯
입력 : 2019-11-21 14:52:33 수정 : 2019-11-21 14:52:33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놓고 북미 실무진 간 의견조율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자신의 협상 카운터파트로 북한의 대미 협상라인 중추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지목하기도 했다.
 
비건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로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보지 못했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북한이 이(비핵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다고 확인된다면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룬 합의들을 진전시키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일해온 비건 지명자는 지명 직후 "의회 인준을 받아 부장관에 오를 경우 북미 실무협상을 계속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비건 지명자가 이끌어온 대북협상팀은 상설기구가 아닌 태스크포스(TF) 형태로 꾸려져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 비건 지명자가 부장관에 오를 경우 북미협상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건 지명자가 지금까지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와 협상을 진행해온 가운데 최 부상으로 대화상대 등급을 높인 것도 교착상태에 놓인 협상의 돌파구를 뚫어보기 위한 구상으로 보인다. 북측에서 어느 정도 권한을 부여받은 협상대표가 나와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얘기하고 있다.
 
북미 정상이 상호 신뢰관계를 지속 표명하는 것도 호재다. 익명의 전직 고위관리가 19일(현지시간) 출간한 책 '경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미 재무부가 인권 유린으로 북한 관계자들을 제재하자 "김 위원장은 내 친구"라며 두둔하고 나섰다.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는 부분도 다수 포함됐다.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후 북미 양국이 대화동력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백악관 각료회의 중 "우리(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는 잘 지낸다. 나는 그를 존경하고, 그는 나를 존경한다"고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다만 외무성 관료들이 협상을 통해 해법을 마련하는 대신 책임전가에 몰두해왔다는 의견도 있어 비건-최선희 라인이 가동된다고 해도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북한 고위관계자들이 향후 협상에 비관적인 발언들을 이어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김명길 대사는 지난 19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북미)대화는 언제 가도 열리기 힘들게 되어있다"고 밝혔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등도 연이어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없이는 대화가 어렵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대해 합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가운데, 협상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만을 주장할 경우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별다른 카드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8월22일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의 면담을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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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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