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의회 "서울시가 3개 건축조합 환경영향평가 면제 요구했다"
시 요청에 청부입법 형식으로 두 번째 조례 개정…공동발의 의원들도 대충 검토 후 서명
입력 : 2019-11-27 07:00:00 수정 : 2019-11-27 10:33:3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서울시가 특정 건축 사업자들을 환경영향평가에서 면제시켜 주기 위해 서울시의회 의원까지 동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시가 환경영향평가 면제 관련 공문 내용을 반영한 조례 개정안 발의를 서울시의회에 '청부입법'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청부입법은 정부가 법률안을 만들 때 의원에게 청탁해 의원 이름으로 입법을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서울시의 '초법적 공문' 내용을 반영한 환경영향평가축소를 골자로 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서울시청에서 청부입법 형태로 요청을 해왔다"고 확인했다. 
 
실제로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17일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 앞서 의회는 지난 1월3일 같은 이름의 조례(1차 조례)를 개정했고, 약 10개월 후인 지난달에는 부칙 일부를 다시 고치겠다는 취지의 개정 조례안(2차 조례)을 제출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0월17일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 앞서 의회는 지난 1월3일에 같은 이름의 조례(1차 조례)를 개정한 바 있다. 10월17일 발의한 조례(2차 조례)에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을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외하는 종전 규정은 7월2일 이전에 승인 등을 신청하는 사업까지 효력을 가진다"는 부칙을 추가했다. 사진/서울시의회
 
1차 조례는 7월3일 이후부터 인·허가 전의 단독·공동주택도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의회는 2차 조례에서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을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외하는 종전 규정은 7월2일 이전에 승인 등을 신청하는 사업까지 효력을 가진다"는 부칙을 추가했다.
 
앞서 1월8일 서울시청 기후환경본부가 작성한 '서울특별시 환경영향평가 조례 개정사항 안내 및 이행 철저 요청' 공문 중 초법적 문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단, 7월2일까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에 따라 사업시행계획인가(승인 등)를 신청한 사업은 제외'한다는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그런데 서울시의회 한 관계자는 "10월17일 2차 조례는 의원발의 형태지만 청부입법 형식"이라면서 "조례는 시청과도 상의했고, 시청에서 조례 초안을 검토한 결과 이견이 없었기 때문에 의회에서 발의까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시킨대로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의회 다른 관계자는 "1월3일 1차 조례가 개정된 후 시청으로부터 유예기간 동안 건축허가를 신청한 사업에 대해선 경과규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면서 "'의회에서 의원발의로 해결해주면 될 것 같다'고 해서 10월17일 2차 조례를 발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회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서울시청에서 '3개 건축조합은 원래 환경영향평가에서 면제가 돼야 하는데 1차 조례에 포함됐다'고 말했다"면서 "3개 건축조합이 서울시청과 의회에 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포함해 난처하다는 내용으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시청과 의회는 인·허가 전 단독·공동주택도 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포함토록 1차 조례를 개정했다. 하지만 의회는 10여개월 후 시청으로부터 일부 사업을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외토록 하는 부칙을 넣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2차 조례를 발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청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는 "의회에 입법을 이야기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아울러 2차 조례는 서울시의회 김정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가운데 2차 조례에 서명한 10명은 조례 내용을 상세히 확인하지 않고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발의자로 서명한 10명도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같은 당 의원이 조례 개정을 요청하자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서명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들 10명 중 한 의원은 "동료 의원이 조례를 발의하니 서명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2차 조례 개정안의 자세한 내용도 김 의원이 알고 있다"면서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2차 조례를 발의한 김 의원은 부칙 추가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에 "의회의 수석전문위원과 통화해달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자가 개발사업을 할 때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사업계획에 반영토록 한 제도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청과 의회가 환경영향평가 축소 취지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최근 암 발생이 문제가 된 '제2의 장점마을'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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