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증거인멸' 전면 부인… '배터리 전쟁' 평행선
LG화학, 미국 ICT에 "SK이노, 증거인멸 드러났다"며 조기 '패소' 요청
김준 사장 "LG와 대화할 상대 없어" 화해 가능성 일축
입력 : 2019-11-18 17:06:19 수정 : 2019-11-18 17:17:21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LG화학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조직적 증거인멸' 주장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합의 가능성은 더욱 멀어지게 됐다.
 
1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김준 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한 언론사와 만나 "소송이 제기된 이후 내부적으로 자료에 손을 대지 말라"고 했다면서 "LG화학의 주장처럼 조직적으로 자료를 은폐한 일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에 전념할 것이며, 결과를 보면 알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사진/SK이노베이션
 
앞서 LG화학은 지난 14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의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조기 패소' 판결을 요청했다. LG화학은 4월말 SK이노베이션이 사내 75개 관련 조직에 삭제지시서와 함께 LG화학 관련 파일과 메일을 목록화한 엑셀시트 75개를 첨부하며 "해당 문서를 삭제하라"는 메일을 발송했고, 10월 초에는 ITC의 포렌식 명령에도 불구 별도의 포렌식 전문가를 고용해 자체 포렌식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LG화학과 화해 가능성도 물건너갔음을 시사했다. LG화학은 소송의 주체는 LG화학, 책임자는 신학철 부회장으로 못박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은 권영수 LG 부회장이 소송의 배경이라고 지목하면서 "LG와 대화할 상대가 없다"고 언급한 것. 
 
김 사장은 "권영수 LG 부회장이 이 같은 소송건의 배경에 있지만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권 부회장은 (지난 4월 소송제기한 이후) 내게 이번 소송 건과 관련해 'Nothing to lose'(잃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과 김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권 부회장이 4년 선배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양사의 입장은 계속 대립하고 있지만, 업계서는 합의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ITC의 최종 결정까지 가면 어느 한쪽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LG화학이 승소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공장 가동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위법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과 판매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소송을 하다보면 계속 진행하는 게 유리한지, 아닌지에 대한 방향이 잡힐 것"이라며 "불리한 쪽에서 합의를 하자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ITC에서 설령 패소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TC 패소가 결정이 나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미국 공장은 아직 지어지지도 않았다. 서산 공장에서 만들어진 샘플이 미국에 수출되는 것에만 영향을 받는 것"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 16.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총 투자액은 1조9000억원으로, 2022년 양산이 목표다. 
 
3월19일,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부지에서 조지아주지사, 미국 상무부 장관 및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이 ‘첫삽뜨기’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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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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