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까지 앞세운 KBS 하반기 예능, '본전치기' 가능할까(종합)
KBS 2TV, 18일 오전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 개최
이훈희 본부장 "KBS 예능, 실패하더라도 남는 실패 원해"
입력 : 2019-11-18 14:13:19 수정 : 2019-11-18 14:13:19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KBS는 예전의 명성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조금 더 과감해지고 용감해지자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남는 실패를 하자는 마음이랄까요. 이번 변화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훈희 KBS 제작2본부장)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는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운희 제작2본부장, 이재우 예능센터장, 이황선 CP, 조현아 CP, 최재형 CP, 그리고 기훈석 팀장이 자리했다.
 
이훈희 본부장은 먼저 "KBS의 예능이 정체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실제로 KBS는 다른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종편 프로그램에게마저 화제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설상가상 10년 사이 KBS의 주요 제작진들마저 떠나간 상태로, 그들에겐 새로운 변신이 불가피했다.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 사진/KBS
 
그래서 이들은 2049 세대들이 더 가깝게 다가올 수 있는 4가지 예능을 준비했다. '1박2일',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씨름의 희열',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이 바로 그 주인공.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일 이 프로그램,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까.
 
"저희들이 시도하는 결과가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KBS가 지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활력이 생겼다는 것에 점수를 주시길 바랍니다. 고여있는 것보단 흘러가는 게 좋고, 가만히 있는 것보단 움직이는 게 좋다는 느낌이랄까요. 많은 관심과 아낌없는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이훈희)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 사진/KBS
 
앞서 KBS 2TV는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다시 한 번 노리고 있다. 이들은 '히든카드', '제2의 전성기' 등 야심찬 키워들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방영된 KBS2 '스탠드업', '개는 훌륭하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선보인 만큼, 4가지 런칭 프로그램 모두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먼저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의 기훈석 팀장은 "2030 사회 초년생들에게 사회생활에 대한 경제적 가이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JTBC 출신 아나운서가 최초로 KBS에 입성했다는 것. 기 팀장은 "장성규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워크맨' 속 장성규를 보고 그가 아나운서가 아니라 개그맨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하지만 프로그램의 메인 MC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선 '이래서 아나운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주, 치타, 럭키, 그리고 댈님 모두 2~40대를 아우르고 성향도 전부 다른데 그들을 모두 한꺼번에 컨트롤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기훈석 팀장)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 사진/KBS
 
하지만 일부 시각으론 장성규가 KBS라는 공영방송과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도 보이고 있다. 실제 기 팀장 또한 "장성규 씨가 다소 우리 방송사와는 동떨어지는 발언을 몇 번 해 주의를 주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저희는 '승인만 통과되면 KBS에서 보지 못한 스타일의 예능이 나올 거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다행히도 심의의원님께서는 초안 방송을 보고 상당히 좋아해주셨습니다. 물론 저희 제작진도 공영방송에 걸맞는 행동만 나갈 수 있도록 잘 편집할 예정이고, 그러면서도 젊은 세대들의 시선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기훈석)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 사진/KBS
 
다음은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KBS의 간판 예능 중 하나인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접목시킨 프로그램이다. 조현아 CP는 "정해인의 팬이기도 하지만, 팬이 아닌 사람이 보기에도 정말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설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고하게 답했다. 정해인의 첫번째 KBS이자 첫번째 예능.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정해인이 직접 PD가 되어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체험하는 일명 '걷큐멘터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도 함께 걸으며 여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한 새로운 느낌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그저 그 나이 또래에 걸맞는 청년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단순히 팬들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또래의 남성들, 혹은 그 시절을 회상하는 중년 남성들에게도 부담없이 시청이 가능한 프로그램입니다." (조현아 CP)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 사진/KBS
 
KBS에서 가장 도전정신이 드러나는 프로그램을 뽑자면 단언 '씨름의 희열'이라고 할 수 있다. 최재형 CP는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에서 본부장님을 설득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것이, 씨름 예능이라는 것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던, 전무후무한 기획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CP는 "반드시 재밌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씨름은 우리나라의 국민 스포츠였습니다. 그 당시 시청률 68%까지 치솟을 정도로 말이죠. 그만큼 씨름이라는 것에 대한 매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재형 CP)
 
실제로 최재형 CP는 지난 7월부터 사전조사에 들어갔고, 그 다음달에는 씨름협회와 본격적으로 접촉하며 그림을 그려나갔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KBS 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자부심을 갖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태백, 금강급 선수들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언제부턴가 TV에서는 이만기, 이승삼 전 협회장 같은 박진감 넘치는 씨름이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그런데 요즘 태백, 금강급의 씨름선수들이 예전의 그 선수들의 기강과 비슷하더라고요. 천하장사에 출연하는 우승 후보들은 대부분 150~160kg이고, 태백, 금강급 선수들은 90kg 이하로 방송이나 언론 노출에 소외된 선수들입니다. 신체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이죠. 저희들은 이 소외된 선수들을 부각시키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재형)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 사진/KBS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1박2일의' 컴백. 대중들 사이에서는 "방송을 재개해달라"는 목소리와 "폐지해달라"는 의견으로 갈렸다. 이런 의견을 제작진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생각해내는 동안 많은 시간을 보내야했다.
 
"'1박2일'의 시즌제를 병행하는 것이 맞는 건가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을 재개해달라'는 목소리가 2배 이상 높았고, 해외팬들의 반응도 있었기에 저희들은 보시는 분들의 니즈를 더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프로그램의 원형은 그대로 살려 방송할 예정입니다." (이황선 CP)
 
또 이들이 걱정한 건 출연자들의 논란. 앞서 시즌3는 불법촬영 및 유포로 현재 논란 중인 정준영으로 강제로 촬영이 엎어졌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 제작진들은 확실히 출연자에 대한 선택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지만, 도의적인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출연자를 파악하는 것이 과연 옳은 지도 고민해야 했다고 밝혔다.
 
KBS 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 사진/KBS
 
"사실 출연자들을 사전에 검증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안 할 수도 없지만, 철저한 검증을 한다는 것에도 에로사항이 있으니까요. 제작진들이 임의로 하거나 검증위원회, 혹은 자문위원회까지 만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저희들은 시청자들의 자문 시스템을 만들어 출연자들의 논란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재우 예능센터장)
 
"사실 검증이라는 단어도 조심스럽습니다. 청와대 청문처럼 진행할 수 없으니까요. 자칫 잘못하면 '신상털기'처럼 법적 저촉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허용된 범위 안 상식 선에서 최대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윤리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경각심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훈희)
 
한편 KBS 2TV 신규 프로그램은 각기 다른 날짜에 방영된다.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은 19일 오후 11시 10분,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26일 오후 10시, '씨름의 희열'은 30일 오후 10시 45분, '1박2일'은 12월 8일 오후 6시 30분 첫방송된다.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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