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금호산업 본협상…신구주 가격·에어부산 재매각 쟁점
HDC, 아시아나 지분가치와 비슷한 4천억 미만 제시한 듯
"공정거래법상 에어부산 지분 100% 확보하거나 처분해야"
입력 : 2019-11-12 16:58:07 수정 : 2019-11-12 17:11:31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정 회장, 유병규 HDC그룹 부회장,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경영관리본부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추후 금호산업과 본격적인 매각 협상에 돌입한다. 구주·신주 가격 등에 대한 줄다리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재매각 논의 여부도 관심사다.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HDC-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주요 계약 조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보통주(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주 대금은 금호그룹 재건에, 신주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쓰일 예정이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아시아나 자회사도 함께 '통매각' 대상이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본협상에서는 구체적인 실사와 함께 인수가격을 두고 이른바 '밀당'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구주 가격을 최대한 높게 받길 원하고 있지만,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제시한 구주 가격은 4000억원 미만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7일 본입찰 종가 기준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 3600억원과 엇비슷한 규모다.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반면,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은 면밀한 실사를 통해 추가부실이 드러날 경우 본입찰에서 제시한 것보다 매수 가격을 낮춰 부를 수 있다. 산은 등 채권단도 아시아나의 미래를 위해 신주 가치를 더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연내 매각이 불발되면 주도권이 금호산업에서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만큼 가격 협상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특히 에어부산의 재매각 논의도 관심사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2년 안에 처분해야 한다는 규정 탓이다. 
 
HDC그룹의 지주사는 HDC로 그 자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지배구조가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순으로 재편된다. 여기서 손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증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44%에 불과하다. 
 
따라서 현대산업개발은 에어부산 지분 56%를 추가로 사들이거나, 이를 재매각할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도 원칙적으로는 통매각을 고집했지만, 분리매각도 대안으로 고민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에어부산이 매물로 다시 나올 경우 유력한 인수 후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했던 제주항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이 본입찰 당시 4조원이 넘는 자금 증빙을 제출하는 등 막대한 자금력을 지니고 있어 에어부산의 남은 지분을 모두 사들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에어부산은 영남 지역에서 두터운 인지도를 바탕으로 그간 아니아나항공 실적에 기여해 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재매각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HDC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이어 에어부산이 다시 매물로 나올 경우 항공업계는 재편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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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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