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전, '인수가액'이 승부 가른다
KCGI, SI 확보 못해 제주항공-HDC '2파전'…제주항공은 경험·HDC는 자금력 강점
입력 : 2019-11-07 17:55:17 수정 : 2019-11-07 18:00:08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진행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뒤로 승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아경·최홍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결국 제주항공-스톤브릿지캐피탈,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사모펀드 KCGI는 전략적투자자(SI) 없이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제주항공이 포함된 애경그룹은 7일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마감되자마자 입장문을 배포하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애경그룹은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입찰자이자 대한민국 항공업계에 큰 변화를 가지고 온 주역"이라며 "항공업계에 드리운 위기 상황에서 시장재편의 주도자로서의 역할을 해내야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주체는 애경그룹이 아닌 제주항공으로 드러났다. 사업적으로는 항공사간 입수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보유현금 등 재무구조 차원에서도 애경보단 제주항공의 체력이 더욱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제주항공 측은 "우리나라 2, 3위 항공사간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워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중복비용을 해소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점유율을 확대해 국적 항공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경험이 없는 사업자들의 자금만으로 장기적 체질 개선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뉴시스
 
깜짝 후보로 대기업과 손잡고 본입찰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됐던 KCGI는 SI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본입찰에 재무적투자자(FI)만 들어올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는 것. 다만 SI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우선인수후보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채권단 관계자는 "SI와 함께 꼭 본입찰에 들어와야 한다는 기본 계약서 내용은 보지 못했다"면서도 "금호산업이 판단할 것"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 인수전은 사실상 제주항공-스톤브릿지캐피탈,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간 대결이 될 전망이다. 당장 관건은 인수가액을 누가 얼마나 더 써냈는지다. 아시아나를 인수하려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구주 31.05%와 아시아나가 발행하는 보통주(신주)를 매입해야 한다. 구주 인수가액은 이날 종가(5310원) 기준 약 365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하면 최종 인수가액은 약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사진/뉴시스
 
 
제주항공은 본입찰 전 한국투자증권과 손잡고 인수금융까지 마쳤지만, 시장은 여전히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자금력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만큼 자체 보유 현금과 회사채 발행 등으로 투자금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자기자본 순위 1위의 초대형IB로 힘을 보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등 정상화 방안과 관련한 정성평가 항목 역시 중요하다. 이 부분에선 제주항공이 같은 항공사로서의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앞세우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 금산분리 등의 이슈로 자금 조달 문제에 있어서는 입찰자간 큰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인수 당사자간의 시너지 및 인수주체의 경영능력, 피인수기업의 정상화 계획이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제주항공과의 시너지 극대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에 대한 구상을 이미 상당히 구체적으로 마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7조1800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는 3조4700억원 매출에 117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자산은 11조원, 부채는 9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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