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밑, 청동기 유적?"…'PD수첩' 미리보기
한반도 최대의 청동기 유적,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에 파묻힌 사연은?
입력 : 2019-11-05 19:47:35 수정 : 2019-11-05 19:47:35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대규모 청동기 유적을 파묻고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들어설 수 있었던 숨은 배경을 MBC 'PD수첩'이 취재한다.
 
춘천 의암호에 둘러싸인 중도는 오래도록 춘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섬이었다. 2011년, 강원도가 중도를 관광사업 부지로 낙점하고 레고랜드 유치를 추진하며 중도의 운명은 완전히 바뀌었다.
 
중도는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지 917기와 고인돌 101기, 농경 유적이 한꺼번에 발굴되면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수백 기의 고인돌과 집터, 마을을 지키는 대형 환호(環濠) 등은 규모와 밀집도 면에서 청동기시대 연구에 획을 그을 중요 유적으로 밝혀져 학계가 들썩였다. 환호란 부락을 감싸는 도랑 겸 마을 경계시설로, 이곳에 잉여생산물이 축적되고 공동체 지배질서가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특히 중도는 한반도에서 확인된 최초의 사각형 환호로 그 가치가 더없이 귀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문화재청은 중도에 조건부 개발 허가를 내림으로써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개발하는 입장에 손을 들어주었다. 이후 고인돌이 검은 비닐 포대에 담겨 다른 곳에 마구잡이로 야적되는 등 중도 문화재에 심각한 훼손이 일어났다. 정말 중도 유적을 지킬 방법은 없었을까? 80년대부터 이미 수차례의 발굴을 통해 문화유산의 보고로 알려져 있던 중도에 어떻게 개발 허가가 난 것일까?
 
강원도가 레고랜드 사업 유치를 본격화하던 2013년, 박근혜 정부는 레고랜드 사업을 투자활성화 프로젝트에 포함시키며 관심을 표했다. 그리고 바로 그 무렵 갑작스럽게 문화재청장이 교체되었다. 레고랜드 사업 관계자는 ‘PD수첩’에 자필 편지를 보내 강원도가 사업 허가를 위해 문화재청에 적극적인 로비를 벌였음을 폭로했다. 취재 중 만난 고고학계, 문화재계 인사들은 민간 발굴기관들이 중도로 이어진 뱃길을 끊고 학계의 현장 접근을 철저히 차단했다는 충격적인 증언들을 내놓았다.
 
지자체가 앞장서고 문화재청이 뒤따라 개발 당위성에 치우친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중도에 남았다. 복토 규정에 따라 유적들이 모두 파묻힌 것은 물론 레고랜드 테마파크 및 각종 부대시설들이 들어설 사업 부지로 5년 넘게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층에 새겨진 대규모 졸속발굴의 상흔과 땅 속 유구(遺構)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더 알려지지 않을 일이다. 한편 레고랜드 사업은 유례없는 특혜 속에서 천 억대 예산을 쏟아 붓고도 공사비 확보 문제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한반도 최대의 청동기 유적 위에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들어설 수 있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중도의 레고랜드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문화재 발굴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짚는 ‘레고와 고인돌’은 오늘(5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PD수첩' 스틸컷. 사진/MBC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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