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가맹점' 활개 치는데…신용카드 '등록불가 업종'기준 모호
카드사 이해득실따라 제각각…"두루뭉술 가맹점 표준약관 손질해야"
입력 : 2019-11-03 12:00:00 수정 : 2019-11-03 12:00:00
[뉴스토마토 최진영 기자] 카드업계의 '신용카드 등록불가 업종'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아 세금 탈루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위장가맹점의 등장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신금융협회 차원에서 제시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카드사별로 등록 기준도 천차만별이다.
 
3일 여신금융협회 가맹점 표준약관에 따르면 금전채무 상환, 사행성게임, 금융투자상품 등에는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하다. 또 경마의 이용 대가 및 이용에 따른 금전이나 카드사와 상품권 신용카드 거래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발행자의 상품권 구입에 대한 지급은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없다. 대개 사행성·향락업종에 대한 결제를 막거나, 신용카드 거래 행위를 통해 현금을 융통해주는 일명 카드깡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카드사별로 신용카드 등록불가 업종 기준이 제각각이라 카드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카드사들이 수익이 나는 업종에 대해 관련법이나 약관에서 금지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 제한하는 유인이 적을 수밖에 없다.
 
현재 신용카드사들은 여신협회 가맹점 표준약관을 참고해 신규 가입을 원하는 가맹점의 등록 여부를 판단한다. 국내 한 대형 PG사의 카드사별 신용카드 등록 불가 업종 표를 보면 카드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NH농협카드가 골드바, 다이아몬트, 고가시계(1000만원 이상), 성인용품 등 등록 불가 업종이 23개로 가장 많다. 신한카드는 표준약관 기준에 가상화폐, 성인용품, 주류 등을 추가한 8개 업종이 등록 불가 업종이다. 롯데카드는 표준약관 기준(5개 업종)을 사실상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명확한 기준 없이 카드사마다 신용카드 등록 불가 업종이 달라 일반 소비자의 신고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신용카드 승인건수가 매년 100억건을 넘는 상황이라 살펴볼 여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신고포상금을 운영하며 소비자들의 신고를 독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매모호한 가맹점 표준약관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탈세를 목적으로 신용카드 악용하는 위장가맹점이 점차 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업종에 대한 지속적인 판단을 통해 표준약관 등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장가맹점 적발 규모는 매년 증가추세다. 국세청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위장가맹점은 지난 2015년부터 올 6월까지 총 8848건이 적발됐다. 2015년 1382건에서 매년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말에는 2243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6월말까지 1140건이 적발돼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가맹 불가 업종 선정 기준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가맹 불가 업종이 가장 많은 NH농협카드와 가장 적은 카드사들의 비교 모습. 사진/KG이니시스
 
최진영 기자 daedoo053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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