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 찬물 끼얹는 형벌만능주의
정부 '타다 합법성' 검토하는 사이 검찰이 기소…법조계도 "과도한 기소권 행사"
입력 : 2019-10-29 16:56:22 수정 : 2019-10-29 18:41:08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렌터카 기반의 실시간 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두고 형벌만능주의에 기인한 시대착오적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혁신산업의 한 분야로서 정부가 합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국회가 관련 입법을 시도하는 사이 검찰이 법리만 따져 자의적으로 '불법' 낙인을 찍는 게 과연 옳은지에 대한 지적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김태훈)는 지난 28일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주요 혐의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많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원칙적으로 렌터카 기사 알선은 금지되지만 예외적으로 11~15인승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게는 운전자 알선이 가능하다"며 "타다가 이러한 예외조항에 근거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상 이를 원칙적으로 불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위와 같은 예외조항은 소규모 단체관광을 위한 렌터카 임차 시 임차인이 직접 운전하기 곤란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므로 실제 서비스 운영 내용에 따라 편법으로 볼 여지는 있다"며 "검찰도 타다가 렌터카 운전자 알선 서비스를 제공한다기보다는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보아 불법으로 본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는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사항을 형사처벌이라는 철퇴로 내려친 사안이라며, "검찰이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맞지만, 국토부와 서울시 등 유관기관 및 정부 부처의 합법 및 위법에 대한 의견을 검토했는지 의문이 있다"며 "승차 공유 서비스와 관련해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 예컨대 운전자 자격 문제, 차량 관리 문제 등은 충분히 행정적으로 규제하거나 처리 가능한데, 모든 사안에 대해 형사처벌을 가하려고 한다면 형벌만능주의로 빠져 오히려 형사적 제재에 대한 불신만 초래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정규 변호사도 "타다가 위법소지가 없는 것은 아닌데 국토부가 검토 중인 사안을 불법으로 보고 기소했다"며 "경찰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사안이 긴급한 것도 아니었는데 검찰이 과도하게 기소권을 행사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국법조인협회 스타트업법률센터는 성명서를 내고 "산업구조 개편의 사법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불법이 명확한 상황이라면 다를 수 있으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과도한 검찰권을 행사해 산업개편 자체에 영향을 끼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또 "무엇보다 대통령이 법으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모두 할 수 있도록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검찰이 선언과 배치되는 검찰행정권을 행사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택시 산업의 생존권도 깊이 보장받아야 할 것도 분명하지만 이러한 법 절차는 사회적 대화와 엄밀한 법해석에 따른 것이어야 하고, 법해석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전격적인 검찰 기소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 여객운수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로, 여전히 논의는 진행 중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발의한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타다 서비스가 가능한 법적 근거조항인 시행령 18조에 관광목적이라는 문구를 추가하고 렌터카는 6시간 이상, 출발이나 반납 장소는 공항이나 항만인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검찰은 법 개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행법을 토대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타다 영업으로 기소된 이 대표 등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아직 재판부는 배당되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 택시 승하차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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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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