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줄 잇는 코스닥 성장성 특례…성과는 '기대 이하'
주관사 밸류에이션 완전 신뢰 어려워…기술평가 사실상 필수
입력 : 2019-10-31 09:00:00 수정 : 2019-10-31 09:00: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셀리버리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지켜본 중소형 증권사들이 코스닥 성장성 특례상장 주관 업무에 집중하고 있지만 바이오주의 투심 악화 탓에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성장성 특례상장의 흥행 여부는 결국 외부기관의 기술평가 결과 등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장성 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 9월 라닉스(317120)올리패스(244460)가 성장성 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라파스는 내달 1일 청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성장성 특례로 방향을 틀면서 최근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해 11월 성장특례 1호 셀리버리(268600)가 상장한 이후 근 1년 동안 잠잠하던 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셈이다.
 
지난 9월 20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신관로비에서 개최된 올리패스 코스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강성범 미래에셋대우 IB1부문대표,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정신 올리패스 대표이사,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사진/뉴시스
 
성장성 특례제도는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증권사가 성장성이 있다고 추천하는 기업에 대해 상장요건을 대폭 완화해주는 제도다.
 
벤처 포함한 일반 기업이 성장성 기준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하려면 자기자본 250억원 이상을 확보해야 하지만, 성장성 특례상장 희망 기업은 자기자본 10억원 이상만 갖추면 된다. 또한 기술성특례처럼 외부기관으로부터 기술성평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 해당 조건을 갖춘 기업은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거쳐 상장 절차에 본격 돌입할 수 있다.
 
대신 주관사는 완화된 상장요건 설정에서 비롯될 수 있는 제반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 대개 총액인수로 진행되며, 주관사는 일반청약자 주식을 90% 가격으로 되사는 이른바 ‘풋백’ 옵션도 상장 후 6개월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말하면, 흥행에 실패할 경우 남은 물량을 주관사가 전부 사서 처리해야 하며 동시에 개인투자자 손실도 일부 보존해야 하는 셈이다. 물론 수요 미달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며, 공모물량 중 기관 외 청약자 비중도 20% 내외에 불과하다.
 
반면 장점도 분명하다. 일단 수수료율이 높다. 일례로 셀리버리 인수수수료는 600bp(6%), 올리패스, 라파스는 500bp나 됐다. 업계 평균의 2배 수준이다. 게다가 주관사는 금투협 자율규제 등에 따라 발행물량 10% 내외의 신주인수권(BW)을 받을 수도 있다.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하면 신주발행 권리를 행사해 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인 셈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성장특례에 집중하는 이유다. 실제로 셀리버리와 라파스는 DB금융투자(016610)가 단독 주관했고, 올리패스는 미래에셋대우(006800)-키움증권(039490)이 공동 주관업무를 맡았으며, 브릿지바이오는 대신증권(003540)-KB증권이 동시 주관하고 있다. 라닉스는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 IPO 주관업무는 수수료나 상장 이후 자금조달 등을 고려했을 때 대체로 초대형 증권사가 가져가는 분위기”라며 “성장성 특례 등은 주력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수익원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지금의 성장성 특례 훈풍이 셀리버리 성공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당시 셀리버리는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인 2만5000원으로 설정했고, 이에 주관사인 DB금융투자의 획득수수료는 18억원에 이르렀다. 게다가 상장 후 주가가 3월 중에 최대 7만7000원까지 상승했고, 이에 DB금투가 같은달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며 총 100억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봤다.
 
업계 관계자는 “셀리버리 같은 성공사례들이 나오다 보니 일부 주관사들 중심으로 성장성 특례가 확대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최근 몇몇 기업도 성장특례 예비심사 신청을 했을 만큼 시장 내 분위기가 기존보다 활발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8년 11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셀리버리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 사진 왼쪽부터 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 김재철 코스닥협회 회장. 사진/뉴시스
 
다만, 올해 성장성 특례를 주관한 증권사들의 이익실현 분위기는 대체로 좋지 않은 모습이다.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임상 실패 등으로 코스닥 시장 전반 분위기가 좋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라닉스, 올리패스의 경우 수요예측 흥행이 부진해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 대비 반값으로 설정되며 증권사 획득 수수료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현재 주가 흐름도 좋지 않아 신주발행권 행사도 다소 부정적인 상황이 됐다.
 
올리패스 공모가는 주당 2만원이었지만, 주가는 28일 종가 기준 19300원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라닉스 주가(28일 기준 7760원)는 공모가(6000원) 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희망공모가 밴드(8000~1만500원)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라파스는 28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마감했다.
 
올리패스, 라닉스 주가변동 추이. 출처/네이버금융
 
시장은 일단 성장성 특례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알짜배기 기업을 골라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결국은 표면적인 조건과 달리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의 기술성 심사 여부가 흥행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요건 상 성장성 특례 희망 기업은 외부 기술성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해당사자인 주관사 추천만으로는 해당 기업의 기술성·성장성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온전히 신뢰하기 어려우므로, 결국 기술특례와 유사한 신뢰수준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술특례기업은 민간 기술신용평가기관 및 정부산하연구기관 13사 중 2곳에서 A등급, BBB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실제 성장특례 2호 올리패스는 기술성평가 재수 이후 A등급을 받았고, 현재 상장 준비 중인 브릿지바이오는 3수 끝에 A등급 받은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성장성 특례 상장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기술평가가 의무는 아니지만 거래소 예비심사 등을 통과하려면 결국 외부 기술심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성장성을 판단하는 나름의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객관적 자료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올해 6월 4차산업, 바이오산업 관련 예비심사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요건 항목을 신설하며 성장성 특례제도 확대에 힘을 실었다. 특히 바이오산업의 기술성항목 평가항목을 지적재산권 보유 여부 등에서 원천기술 보유 여부, 복수 파이프라인 보유 여부, 임상돌입 여부 등으로 구체화했다. 또한 바이오기업 관리종목 지정 요건도 5년 이후 매출 30억원 미만에서 최근 3년 매출액 합계 90억원 이상으로 완화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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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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