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렸는데 국채금리 급등, 왜?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에 수급 꼬여…“실효하한에도 영향”
입력 : 2019-10-29 16:00:00 수정 : 2019-10-29 17:12:22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정책을 펴고 있으나 국고채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낙관론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북클로징 시기도 다가와 높은 금리 수준에도 수요가 나올지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2주간 22.7bp 상승했다.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17.72%의 급등이다. 국고채 5년물도 26.1bp 올랐고, 국고채 10년물은 27.9bp 상승했다.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도 27.3bp 올랐다.
 
당초 시장은 국고채 금리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2주 전인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글로벌 국채금리가 동반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국고채 3년물은 1.4%대 초반에서, 10년물은 1.6% 초중반에서 적극 매수하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국고채 금리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것은 미-중 무역협정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정 세부안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서명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예상보다 빠른 진전에 낙관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글로벌 선진국 통화정책 완화의 주요 원인은 미-중 무역분쟁에 있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제지표가 둔화하자 중앙은행이 보험성으로 금리인하에 나섰던 것이다. 하지만 무역분쟁이 해소되고 경기둔화도 우려에 그칠 경우 선진국들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8일까지 외국인들은 4814억원 국채를 순매도했다. 국채선물시장에서는 해당 기간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 3년물을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의 국채선물 매도계약은 약 5만건에 달한다.
 
반면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일명 북클로징이라 불리는 회계연도 결산일이 다가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장부상 수익이나 손실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주식이나 채권 거래가 감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4분기에 수급이 꼬일 때 금리 오버슈팅이 발생했다”며 “올해 가장 채권을 많이 매수했던 은행, 투신의 매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매도하며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10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추가 인하는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이는 한국 기준금리 실효하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효하한이란 경기부양을 위해 내릴 수 있는 금리의 마지노선을 의미한다. 시장은 실효하한을 1.0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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