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장기적 관점서 개선 노력…강경화 "양국 간극 크지만 상호 교감"
"당국 간 수시협의 공감대"…강제징용 판결, 지소미아 연장 등 해결여부 관심
입력 : 2019-10-24 17:03:46 수정 : 2019-10-24 17:10:06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나루히토 일왕 즉위 축하차 일본을 찾은 이낙연 총리가 24일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면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외교당국 간에 수시로 밀도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는 공감이 형성돼 있다"고 밝혔지만, 양국의 간극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내신브리핑에서 "외교당국 간에 수시로 밀도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는 공감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유엔총회 참석 중 모테기 도시미쓰 일 외무상을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전임(고노 다로 전 외무상)도 그랬고 새로 취임하신 외상도 대화에 대한 입장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가 "관계악화를 방치할 수 없다"며 원칙적인 대화 필요성을 밝힌 데 따른 실무 단계에서 대화가 이어질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대화 자체에 대한 공감대는 서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강 장관이 "한일 간 간극이 좁아진 면도 있지만 아직은 크다"고 밝힌 것도 구체적인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일본과 강제징용 해법 관련 논의가 진전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가 '1+1'(한일 기업 간 자발적 기금 조성) 방안을 제안했지만 일본의 즉각적인 거부로 인해 협의가 어려워진 면이 있었다"고 전제했다. 이어 "외교당국 간 각 레벨에서 협의를 통해 이것('1+1' 안)을 포함한,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감안해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간극이 큰 것이 지금의 상황이며 (외교 당국 간에) 계속 협의를 하자는 데 대해서는 상호 교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의 브리핑이 일본 도쿄에서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가 만나는 시간에 맞춰 진행된 것을 고려할 때 한일관계 교착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우리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대상으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자 일본은 한국에 외교적 협의 요청과 중재위 설치 요구를 거쳐 반도체 소재 등 3가지 품목 수출규제 강화·수출심사 우대국(백색국가) 제외 등으로 맞대응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에 '1+1' 안을 제안하고 특사파견 등 외교적인 해결에 나섰지만 무위에 그쳤다.
 
양국 정부가 원칙적으로는 문제해결 필요성에 공감하나 각론상의 이견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강 장관도 "기본적으로 이것(대법원 판결)은 민사소송이다. 우리 측 원고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기업 대해서 제기한 소송의 결과"라며 "(판결 내용이) 이행되는 것이 원고, 즉 피해자들의 권리가 충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본전제 하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배상문제가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체결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대법원의 일본 기업 대상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며, 한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도 지속 촉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가 제안해놓은 기존 '1+1'안 외의 어떠한 형태의 수정안을 마련한다 해도 일본 측에서 논의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내달 23일부터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연장 관련 논의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지소미아 문제는 기본적으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문제"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되어야 그런 신뢰가 회복되고, 우호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면 이 문제를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최근 '국방부 입장에서 보면 지소미아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그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강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자체에 대한 논의는 지금으로서는 심도있는 협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청와대가 지난 8월22일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한 것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내 브리핑룸에서 내신기자 대상 외교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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