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 본격화…한·인니 CEPA 실질 타결
철폐 비중 3.7~12.9%p↑…아세안 GDP 37% 최대시장
입력 : 2019-10-16 15:59:59 수정 : 2019-10-16 15:59:59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타결로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본격화한다. 아세안국가들 가운데서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개방 확대를 계기로 교역 다변화와 기업들의 수출 여건 개선이 기대된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땅그랑에서 인니 무역부 엥가르띠아스토 루키타(Enggartiasto Lukita) 장관과 함께 한국과 인니 간 CEPA가 실질 타결됐음을 선언하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0차 한-인도네시아 CEPA 협상'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수석대표)과 이만 팜바교(Iman Pambagyo) 인도네시아 무역부 총국장(수석대표) 등 양국 정부대표단이 논의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CEPA는 상품 및 서비스의 교역, 투자, 경제협력 등 경제관계 전반을 아우르는 무역협정이다. 상품·인력이동뿐만 아니라 포괄적 교류·협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실질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과 동일한 성격을 갖는다.
 
한-인니 CEPA를 통해 양국은 상품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에 합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수임품목과 수입액 기준 각각 93%, 97%의 관세를 철폐하고 한국은 각각 85.5%, 97.3%에 해당하는 관세를 없앤다. 기존에 비해 관세철폐 비중이 3.7~12.9%포인트(p) 증가한 규모다.
 
특히 철강, 화학, 부품 등 한국의 주력품목에 대한 관세가 사라진다. 열연강판(5%), 냉연강판(5-15%), 도금강판(5-15%), 합성수지(5%), 자동차 및 부품(5%)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자동차 강판 용도로 쓰이는 철강제품(냉연·도금·열연 등), 자동차부품(트랜스미션(5%), 선루프(5%) 등), 합성수지 등에 대해서는 발효 즉시 무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아울러, 인니측은 섬유(면사(5%) 등), 기계부품(베어링(5%) 등) 기술력이 필요한 중소기업 품목도 상당수 즉시철폐로 시장을 개방한다.
 
반면 민감성이 높은 우리 주요 농수임산물은 양허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인니측 관심품목의 경우 기존 한-아세안 FTA 개방 수준을 감안해 관세를 일부만 감축하거나 철폐기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다만 경유(3-5%, 즉시철폐), 벙커C유(3-5%, 즉시철폐), 정밀화학원료(5%, 3년), 원당(3%, 즉시철폐), 맥주(15%, 5년) 등은 우리측 민감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우리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한·인니 품목별 교역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서비스·투자부문에서는 한-아세안 FTA보다 시장수준을 대폭 확대했다. 우선 온라인게임, 도·소매 유통 및 건설 서비스 등 국내업계 주요 관심분야가 신규 개방된다. 서비스 분류기준상으로는 155개 소분야 중 100개 이상에서 양국 간 양허가 제공된다. 또 외국인 투자지분제한율을 개선해 우리 기업 진출시 영업환경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게임서비스의 경우 향후 인니 내 법규범 제정시 우리 업체에 최소한 CEPA 양허수준 이상 적용을 보장하기로 했다"며 "현재 인니 내 관련 법규정이 미비한 상황에서 시장개방을 약속함으로써 우리 기업에게 최소한의 국내 규제 안정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국은 '과학기술·소프트웨어(SW)·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 전문인력이 상호 원활히 이동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 밖에 투자 촉진을 위해 제3국과의 투자협정에서 더 나은 대우를 제공시 이를 상대국에도 부여하는 최혜국 대우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한-인니 CEPA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최대시장인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한 정부의 신북방정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2017년 11월 첫 정상 순방일정으로 인니를 방문한 이후 최근 개시한 대아세안 양자협상에서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인도네시아는 2017년 기준 아세안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6.8%를 차지하는 역내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동시에 2억7000만명의 세계 인구 4위, 평균연령 29세의 젊은 인구구조를 갖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스탠다드차터드은행은 인도네시아가 2030년 세계 경제규모 4위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날 공동선언문 서명 이후 양국은 기술적인 협의를 마무리하고 연내 최종 타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협정률 법률 검토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 후 국회 비준의 절차를 밟는다. 
 
세종=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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