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헤이즈, ‘만추’ 속 봄을 꿈꾸다
싱어송라이터의 시대가 탄생시킨 뮤지션
‘음원퀸’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비하인드 스토리
입력 : 2019-10-16 08:48:21 수정 : 2019-10-16 08:48:21
 
[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랫말로 만들고, 이를 살려줄 멜로디를 구상한다. 답답한 속을 뻥 뚫어줄 고음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하지만 감성을 리스너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는 진심 어린 목소리는 필수다. 싱어송라이터의 시대가 열린 가요계에서 헤이즈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독보적인 존재다.
 
 20164월 발매한 돌아오지마는 역주행 성공 후 그의 대표곡이 됐으며, (DEAN)과 함께한 ‘And July(앤 줄라이)’, ‘Shut Up and Groove(셧 업 앤 그루브)’는 트렌디한 사운드로 모두를 매료시켰다. 이후 저 별’, ‘널 너무 모르고’ ‘비도 오고 그래서’ ‘Jeanga(젠가)’ 등 발매하는 신곡마다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음원 퀸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렇듯 화려한 이력에도 헤이즈는 그저 시대를 잘 만났다며 미소 지었다.
 
제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을 때 싱어송라이터 붐이 일어났어요. 크러쉬, 자이언티, 딘 이런 분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죠. 덕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어요. 저는 직설적이고, 꾸밈 없고, 포장되지 않은 사적인 이야기를 가사로 쓰니까. 그래서 더 좋아해주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헤이즈. 사진/스튜디오 블루
 
“날씨 중에서는 비 오는 날을, 계절 중에는 가을을 제일 좋아했어요. 가을을 주제로 한 앨범을 내야겠다 하면서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를 썼고, 다른 트랙들을 작업하게 됐어요. ‘만추’는 겨울을 앞둔 계절이에요. ‘너무 추워지기 전에 마음을 추스를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한겨울이었다면 힘들고 못 견뎠을 텐데’하며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타이틀곡 ‘만추’를 썼어요.”
 
지난 13일 발매한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는 가을을 테마로 한다. ‘늦가을이라는 뜻을 지닌 앨범 명과 함께 가을 분위기가 깊게 느껴지는 떨어지는 낙엽까지도’ ‘만추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 헤이즈는 모든 노래에 자신의 경험을 담았다. 때문에 이번 앨범은 단순한 가을 시즌송의 엮음이라기 보다는, 매해 온 몸으로 마주했던 가을에 대한 진솔한 체험기다.
 
가을을 떠올리면 굉장히 쓸쓸하고, 낙엽을 떠올리면 그것도 슬프고 아련하고 쓸쓸한 느낌을 줘요. 제가 어느 날 낙엽이 떨어지는걸 보면서 이제 찬바람이 불고 겨울이 와서 춥지만, 지나고 나면 결국 따뜻한 봄이 온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별도 헤어졌을 때는 너무 힘들지만, 결국 다른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어요. 이 모든 걸 담은 게 떨어지는 낙엽까지도였어요.”
 
이번 앨범에는 기리보이, 콜드, 오르내림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 가운데 하나인 만추는 남자 싱어송라이터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크러쉬와 헤이즈의 호흡이 두드러진다. 헤이즈는 이별을 결심한 연인을 떠나 보내는 여자를, 크러쉬는 변해버린 자신을 자책하는 남자를 연기한다.
 
노래 속 남자는 바람은 폈지만, 타당한 이유 때문에 그렇게 했을 사람이에요. 슬픔을 안겨줬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 이 모든 것과 맞아 떨어지는, 따뜻한 음색을 가진, 남자의 입장에서 미안한 감정을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을 떠올리니까 크러쉬 님 밖에는 없었어요. 조심스레 부탁 드렸고 크러쉬 님이 노래를 듣고 하루 만에 승낙해주셨어요.”
 
헤이즈. 사진/스튜디오 블루
 
다른 아티스트와 작업을 할 때마다 배우는 점이 있어요. 크러쉬 님과 작업하면서는 코러스 완성도에 감탄했어요. 딘 님과 ‘And July’를 작업 할 때는, 녹음실에 들어가니까 가사, 멜로디를 다 바꾸더라고요. 저는 정확한 가이드를 준비해놓고 본 녹음을 시작했었어요. 딘 님과 작업 후에는 저도 녹음하면서 여러 변화를 주기도 했던 것 같아요.”
 
헤이즈는 2015Mnet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대중에게 첫 인상을 남겼다. 당시의 헤이즈는 래퍼였고, 예능프로그램 출연자였다. 하지만 지금의 헤이즈는 랩을 하지도, 예능에 자주 모습을 내비치지도 않는다. 대신 싱어송라이터로서 입지를 굳혔고, 주요 페스티벌을 비롯한 수많은 무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제가 처음 예능을 처음에 나간걸 보고, 회사에서 예능 하면 안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수긍이 갔어요(웃음). 사람들이 기대하는 제 모습과 실제 제가 너무 달랐어요. 음악만 들으면 정적이고 차분하고 사연 있고 그런 스타일인데 사실은 그렇진 않거든요. 그런 부분들은 노래로 푸는 거지, 일상적으로는 그런걸 잘 못 견뎌요.”
 
써 놓은 곡들 중에 랩 음악이 있는데, 제가 앨범 단위로 콘셉트를 짜다 보니까 항상 채택이 안되고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 공개될 랩 음악은 확실히 있어요. 노래로 풀 이야기, 랩으로 풀 이야기가 다르니까요.
 
과거 싸이월드의 전성기는 싱어송라이터 헤이즈의 탄생 배경이기도 하다. 당시 미니 홈페이지에서 흘러나오던 수많은 BGM은 헤이즈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수록곡 캔디BGM으로 서로의 취향을 확인하던 그 시절에 대한 기록이다. 물론 헤이즈만의 색깔로 재해석돼 지금의 리스너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헤이즈. 사진/스튜디오 블루
 
싸이월드 BGM시스템이 지금도 너무 그리워요. 항상 제 미니홈피에 들어왔을 때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방문자가 들어줬으면 했어요. 그때 항상 흘렀던 음악 중에 캔디맨 일기가 있었어요. 싸이월드 감성을 콘셉트로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첫 노래가 일기였어요. 이번 앨범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수록하게 됐어요.”
 
남들은 몰라도 당사자는 자기와 관련된 노래라는 걸 알 테니까 내가 좀 이기적인가? 이런 것까지 노래가사로 써서 들려주는 게 너무한 건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제 노래를 쓰는 방식이고 작사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원동력이기 때문에 그냥 계속 하고 있더라고요. 때로는 제가 독하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싱어송라이터들의 작업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소설가처럼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고 등장인물의 속마음을 대변해주는 뮤지션도 있고, 영화, , 드라마 등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노래로 만들기도 한다. 헤이즈는 줄곧 자신의 경험담으로 노래를 만들어왔다. 때문에 헤이즈의 음악은 진솔할 수밖에 없다. 그 진솔함은 앞으로도 대중의 공감을 끌어낼 예정이다.
 
앞으로도 포장 하지 않고,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 생각이에요. 이 색깔을 저는 잃지 않고 싶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위로 받을 수 있을만한 이야기를 언제나 솔직하게 풀어내는, 지금처럼 솔직한 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겠습니다.”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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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훈

듣고, 취재하고, 기사 쓰는 밤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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