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예선 평양서 남북전…북한 불허로 '중계' 없이 깜깜이 경기
사후 녹화중계 진행할 듯…향후 남북교류도 쉽지 않아
입력 : 2019-10-15 21:00:00 수정 : 2019-10-15 21: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 남북대결이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우리측 응원단과 중계·취재진 없이 진행됐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이 드러난 예로, 이같은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에 따르면 해당 경기영상은 사후 녹화중계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기 영상 DVD를 우리 측 대표단 출발 전에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시간이) 제법 지나지만 국민들이 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전을 앞두고 전의를 다직 있다. 사진/뉴시스
 
1990년 친선경기 이후 29년 만의 평양원정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경기 영상을 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생방송이 불방된 후폭풍은 거세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중 "(월드컵 예선경기) 생방송이 이뤄지지 못하고, 선수들이 핸드폰도 가져가지 못한 것은 김정은 체제와 남북관계 현주소를 볼 수 있는 생생한 정신교육의 장"이라고 꼬집었다. 경기를 생중계로 보지 못한 일반 국민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북한은 월드컵 예선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한 우리 측의 협의 요구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항공방역이나 민간인통제선 멧돼지 포획 등의 조치가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중이다.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 당시 남북 정상이 올림픽 공동진출·개최를 추진하고 전염성 질병 유입·확산방지를 위한 보건·의료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 무색할 정도다.
 
우리 측의 협조 요구에 북측은 거절이 아닌 무응답으로 대응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건 없는 재개'를 선언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문제도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선 북한 지도부의 입장 선회가 이뤄져야 하지만 전망은 미지수다. 국내 일각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우선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정부는 신중론을 이어갔다. 미국 정부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대북제재 유지 필요성도 강조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밝힌 'DMZ 국제평화지대 구상' 등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진전 여부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왼쪽)이 14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북한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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