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리뷰)'날씨의 아이', 순수해서 더욱 애틋한 이야기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SF·청춘·로맨스 완벽 융합
따뜻하고 감성적인 메시지…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
입력 : 2019-10-14 08:00:00 수정 : 2019-10-14 08:00:00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신카이 마코토가 또 다시 동화같은 이야기를 들고 극장가를 찾아왔다. 소녀와 소년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이렇게 다양하고 다채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니. 그의 뛰어난 상상력에 또 다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날씨의 아이'(감독 신카이 마코토)는 판타지 로맨스 청춘 드라마로, 도쿄의 이상 기후로 인해 운명이 바뀐 소녀 '히나'와 소년 '호다카'의 이야기를 담았다. 신카이 감독은 이미 '너의 이름은', '언어의 정원', '초속 5센치미터',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날씨의 아이'는 전작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 '날씨의 아이' 공식 포스터. 사진/미디어캐슬
 
전작 '너의 이름을'과 비교해봤을 때도 작품을 대하는 톤이 조금은 달라졌다. '너의 이름은' 주인공들은 잘 살지는 않지만 평범하고 안정적인 가정 환경에서 자란다. 학생으로서 교육을 받고, 힘들 땐 기댈 수 있는 가족도 있다.
 
하지만 '날씨의 아이'는 캐릭터들의 환경부터 다르다. 호다카는 자신이 태어난 섬에서 벗어나 '됴쿄드림'을 꿈꾸기 위해 무작정 도쿄로 상경한 16살 미성년자다. 학생증도 없고, 쪽방에 전전하며 포털사이트에 '미성년자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검색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영화 '날씨의 아이' 스틸. 사진/미디어캐슬
 
히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히나에게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어머니는 병으로 사망하고, 초등학생 남동생을 보살피기 위해 일찍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 뒤 아르바이트에 잘리게 되고, 불법 물장사(水商?)꾼들에게 붙잡혀 인생의 기로에 놓이기도 한다.
 
이처럼 '날씨의 아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기존 애니메이션에서는 마냥 아름답고 환상같은 이야기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다지 희망이 보이지 않은 이들의 환경이 이 영화의 스토리를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영화 '날씨의 아이' 스틸. 사진/미디어캐슬
 
히나와 호다카는 모두 미성년자가 쉽게 겪을 수 없는 수난과 역경을 거치지만, 그 안에서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간다. 여름 내내 비가 내리는 도쿄의 하늘을 일시적으로 맑게 만들어주는 '맑음의 소녀' 히나는 자신을 희생해서 타인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호다카는 영화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불만족스러운 가정사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도쿄로 뛰쳐나온 인물이다.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형편이지만, 어린 나이에 불법 업소도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 그러던 와중 우연히 배에서 인연을 맺었던 편집 프로덕션 운영자 스가 케이스케를 도쿄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스가는 호다카의 딱한 사정을 듣고 자신의 개인 사업에 참여시켜주고, 일본 내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나 가십성 기사들을 쓰게 만든다. 
 
영화 '날씨의 아이' 스틸. 사진/미디어캐슬
 
호다카와 히나는 서로의 결점을 하나 둘 알아가며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점점 살아가는 하루하루에 희망을 얻기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는 그 무렵, 두 사람에게 큰 고난을 안겨준다.
 
'날씨의 아이'도 신카의 감독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세련된 작화와 OST가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있을까', '괜찮아', '그랜드 이스케이프'는 영화의 기승전결을 확실히 끊어주면서도, 극중 메시지를 뚜렷하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남녀노소 모두의 공감대를 건드릴 수 있는 선율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은 남아있기 마련이다. 전작 '너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일부 장면에서 여성 캐릭터들의 신체 일부를 다소 노골적으로 성적 대상화시킨다는 장면이 종종 포착된다. 이 또한 '어린 소년의 철없는 호기심'으로 해명할 수 있겠으나, 이런 장면이 단순한 유머로 소비되는 뻔한 패턴은 확실히 고루하게 느껴진다. 개봉은 오는 30일.

영화 '날씨의 아이' 스틸. 사진/미디어캐슬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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