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모 이화실업 대표 "사업전환으로 재도약 발판 마련"
플라스틱 주방용품에서 조립식 가구 제조사로 변신
입력 : 2019-10-12 06:00:00 수정 : 2019-10-12 06: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사업전환을 안 했다면 회사 사정이 더 악화됐을 겁니다."
 
경기도 광주시에서 플라스틱 사출가구를 만드는 성정모 이화실업 대표는 4년 전 큰 결단을 내렸다. 주력사업인 플라스틱 주방용품의 생산을 접고 모듈 조립식 플라스틱 사출가구 제작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플라스틱으로 용기나 도마를 만들어서는 회사가 더 이상 존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범람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 제품이 대세로 굳어지는 시장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지난 2003년 설립한 소기업인 이화실업은 지난 2016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기존 플라스틱 가공 기술력을 살려 고부가가치 제품인 조립식 플라스틱 수납가구 생산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조립식 플라스틱 가구는 모듈식으로 제작해 운반과 이동이 간편하고, 조립이 간편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에 있어 레드오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사업전환 배경 중 하나다. 
 
성 대표는 "주방용품 플라스틱 제조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사업전환을 위해 시장 조사를 하던 중 플라스틱 수납가구 분야를 알게 됐다"며 "유럽지역에서 수요가 있지만, 국내에는 수요와 공급이 모두 없다는 점을 파악하고 인테리어 가구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성정모 이화실업 대표가 플라스틱 가구 제조 설비 앞에서 환히 웃고 있다. 사진/이화실업
   
 
플라스틱은 흔히 잘 부러지고, 화재에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성 대표는 플라스틱 소재가 결코 나무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가구에 쓰이는 나무 합판의 경우 습기에 취약하고, 가공과정에서 발암물질인 포르말린을 사용한다. 플라스틱 소재는 이런 단점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합판만큼 무게를 견딜 수 있다. 방염제를 넣어 화재시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단점도 보완했다는 게 성 대표의 설명이다.
 
이화실업처럼 소기업 입장에선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점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 사출 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을 만드는 기계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제품의 틀을 만드는 금형이 필수다. 금형 1개당 투자 비용은 약 10억원이다.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일단 금형을 확보하면, 같은 제품을 계속 찍어낼 수 있어 생산량 확대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회사가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소 4~5개의 금형을 만들어야 하는데, 금융권에서 원하는 만큼 설비투자 비용을 끌어오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 대표가 사업전환을 결심하고, 정책금융 지원을 알아본 것도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화실업은 지난 2016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사업전환 승인을 받은 후 4년간 5억8000만원의 대출을 지원 받았다. 사업전환 품목의 안정적인 사업화를 위해 금형·설계비·원자재 구입비 등 초기 사업전환자금(운전) 4억원을 비롯해 수주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원활한 제품생산을 위한 운전자금을 2차례 추가 지원 받았다. 사업전환 이듬해인 2017년에는 매출액이 6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77억원을 기록했다. 사업전환 첫해와 비교하면 8.9% 증가했다. 홈쇼핑을 비롯해 에몬스와 에넥스 등 가구업체 등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한 결과다. 올해는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00억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성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기존 인테리어 가구 업체들의 견제를 받아 위축됐으나 여러 종류의 금형을 꾸준히 개발하고, 아이템 수를 늘리면서 사업이 서서히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매출 성장세는 내후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화실업은 사업전환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남에 따라 고용을 늘려 외형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화실업은 사업전환 첫해 직원수가 기존 16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 자동화 설비 도입과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생산량과 매출이 늘고, 다시 수요 증가에 대응해 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성 대표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생산라인 한 개를 늘려 여기서 일할 직원 4~5명을 뽑을 계획이다. 
 
그는 "이전에 생산했던 제품과 비교하면, 플라스틱 가구 제조는 끊임없이 금형을 개발하고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마라톤을 뛰는 일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기업들이 사업전환을 결심하더라도 초기는 물론 사업 안정화까지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지속적인 정책금융의 뒷받침을 통해 사업 안정화를 이루는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정모 이화실업 대표가 플라스틱 가구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이화실업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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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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