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평양전, 응원단 파견 무산…통일부 "회신 없어 아쉽게 생각"
입력 : 2019-10-13 18:00:00 수정 : 2019-10-13 18: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 남북대결이 생중계나 응원단 파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를 지속 추진 중이지만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접어들며 쉽지 않은 모양새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정부는 그간 북측에 (응원단·중계진 파견 등) 관련 문제에 대한 의사를 다각도로 타진했으나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회신이 없었던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응원단과 중계진 파견을 위한 노력을 경기 직전까지 한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7월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추첨에서 한국이 북한과 같은 조에 포함되자 일각에서는 축구를 통한 남북교류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조추첨 직전인 6월30일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 멀지 않은 시기에 비핵화 실무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점도 이같은 관측을 높였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남북관계도 교착상태에 빠진 여파가 축구에까지 미쳤다.
 
이를 놓고 스포츠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에는 스포츠가 남북교류를 촉진하는 측면이 있었다. 경기대 산학협력단은 지난 2015년 7월 통일준비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1970년대부터 올림픽 단일팀 구성 등을 위해 이어진 남북 체육회담과 교류는 비록 성공적인 결과물은 없었지만 남북 간 인적교류와 접촉, 이를 통한 상호이해 증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일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되고 관계가 어려울 때 체육이 만남과 대화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진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유치 등에 협력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인식에 기반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스포츠가 남북관계의 종속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포츠가 기존 민족주의·국가주의 기반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옮겨가고 일반 국민들의 인식도 변하지만 정부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정에서 '국내 선수들의 출전기회가 박탈당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청와대 내에서 당황했다는 분위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월드컵 예선 응원단·취재진 방북 무산과 별개로 체육교류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동서화합의 시대를 열고 2018년 평창올림픽이 평화의 한반도 시대를 열었듯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은 '공동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밝혔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출전을 위해 소집돼 훈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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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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