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종교에 기댄 정치권, 정치세력화 나선 종교
입력 : 2019-10-11 08:00:00 수정 : 2019-10-11 08:00:00
고재인 금융부장
10월3일과 9일 열린 광화문 집회에 놀랐다. 얼핏 봐도 서초동 집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장관과 문재인정부에 대한 실망과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자유한국당만의 정권 발목잡기로만 볼 수 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기 때문인다. 특히, 9일의 경우 중도층도 3일의 대규모 집회에 힘을 받고 참여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문재인정부는 정치적 견해가 다른 국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귀울여야 할 때라는 시점이라는 신호로 봤다.
 
하지만 속 내용을 들여다보니 달랐다. 사실상 이번 집회의 주최측이 한국당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으로 기독교단체들이 핵심 주도층이 됐기 때문이다. 집회 주최측을 일부 종교적인 행사로 볼 수 있는 모습들이 보이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개신교 예배를 하면서 헌금을 걷는 모습은 국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집회의 진정성을 의심케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한국당의 당원 동원력은 3분의 1 수준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집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개신교 단체들이 움직였기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종교 단체들이 광화문 집회에서 내건 구호는 "조국 사퇴", "문재인 대통령 퇴진" 등이었다. 집회를 주도한 핵심 종교인이 바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대표회장(목사)이다. 그는 대통령 하야 발언과 막말 파문 등으로 극우적 정치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개신교가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연히 강론을 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대통령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소름이 돋고 무서울 정도다.
 
그를 보호하는 신자들의 신앙심도 대단하다. 법을 무시하더라도 우리 목사님을 보호하겠다며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더욱 그러하다. 실로 우려되는 부분이다. 결국 종교단체가 정치집회를 주도했다는 것과 한 종교가 움직이면 대통령도 만들 수 있다는 신념까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 되면 더 많은 정치인과 권력자들이 그 종교 단체를 등에 업으려 몰려들 것이다. 이같은 탐욕적 집단이 모일수록 그 종교는 종교를 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정치집단으로 변질될 것이다. 결국 또 다른 국가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이 같은 특정 종교의 권력욕을 등에 업으려는 정치세력이다. 이제 지역감정이 아닌 종교로 인한 분열을 조장하는 모양새다. 자체 힘으로 안되니 특정 종교의 힘에 붙어서 말이다.
 
한국교회 대다수 교단이 한기총 소속이 아니더라도, 개신교 전체 가운데 한기총 소속은 35만명 규모라고 한다. 광화문 집회를 공론화 해야하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당 입장에서는 든든한 '우군'일 것이다.
 
이는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세월호나 광주항쟁 관련 막말을 서슴지 않는 '태극기 세력'을 내치치 못하고 껴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특정 종교와 일부 세력 등 특정층만을 위한 정당과 정치로 전락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어떤 신이든 인간들 서로 해하거나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아끼고 서로 사랑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랄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이중교리,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 기성종교에 대한 적개심이 바로 사이비 종교의 특징이다. 종교인들은 사이비 종교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정치권은 특정 종교에 기대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를 그만둬야 할 것이다.
 
고재인 기자 jik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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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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